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 협상이 실마리를 찾아가는 와중에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중동 전역으로 확전할지 여부에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이하 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에서 당사국 사이에 기본 사항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핵심 사안에 대해 당사자 간 의견 일치가 이뤄졌으며 양측은 이틀 안에 다시 만나 최종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6개월을 맞은 7일 휴전 협상을 재개했다. 이번 협상은 지난달 31일 이후 1주일 만에 열린 것으로 협상 테이블에는 카타르와 이집트·미국이 중재국으로 참여했다. 그동안 하마스는 영구 휴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철수, 팔레스타인 피란민의 귀환,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들과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등을 요구해왔다. 반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석방과 가자지구에 병력을 유지한 채 교전만 중단 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은 1일 국제 구호단체 오폭 사고 이후 이슬라엘에 “가자전쟁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원조를 늘리고 민간인 사망을 막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자국 내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인질 석방에 실패한 책임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퇴와 함께 조기 총선을 통한 정권 교체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전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 병력 대부분을 철수했다. 이에 대해 피터 러너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전쟁을 위한 노력의 또 다른 단계”라고만 밝혔다. 가자지구에서의 철군이 휴전이 아니라 전술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란의 공격에 대비한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주둔 병력은 후속 임무를 준비하기 위해 떠난다”고 말했다.
앞서 이란은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영사관 폭격을 두고 보복 의지를 밝히면서 확전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이 한 일을 후회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발표 직후 해외 28개 대사관을 임시 폐쇄하고 초경계 태세로 전환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공격 시점을 이슬람 최대 명절 라마단의 ‘권능의 밤’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능의 밤은 라마단의 마지막 열흘 가운데 홀숫날 중 하루로 이달 10일 전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