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폭주' 트럼프 "믿을 수 없는 장소·재앙 일어나는 '거지소굴' 같은 나라서만 왜 이민오나"

부유층 거주지 플로리다 팜비치 모금행사 중 발언
"덴마크·노르웨이 등 좋은 나라서는 안와" 불평

AFP 연합뉴스

불법 이민자들을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해온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덴마크, 노르웨이 등 ‘좋은(nice) 나라’에서는 미국에 이민을 오지 않고 ‘거지소굴’ 같은 나라에서만 이민을 온다고 말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밤 억만장자 금융가 존 폴슨 소유의 플로리다주 팜비치 저택에서 열린 공화당 고액 후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모금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행사 참석자를 인용해 전했다. 폴슨 저택이 위치한 팜비치는 인구의 93.8%가 백인인 부유한 지역이다.


트럼프는 만찬에서 한 45분간의 연설은 특히 부유한 청중 맞춤형 발언들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민자들을 가리켜 "감옥에서 오는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장소, 나라, 재앙이 일어나는 나라에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왜 좋은 나라에서 사람들이 오도록 허용하면 안되는가'라고 내가 말했을 때, 나는 친절하려 노력한다"며 "좋은 나라들, 덴마크, 스위스 같은 곳 아는가. 덴마크에서 오는 사람들이 있나. 스위스는 어떤가. 노르웨이는 어떤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들은 그것을 매우 끔찍한 발언으로 받아들였지만, 나는 괜찮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어 예멘에서 온 사람들을 언급하며 "그들이 여기저기서 서로를 폭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2018년 1월11일 그가 백악관에서 의원들과 만나 이민개혁 해법을 논의하던 중 아이티, 엘살바도르 등 중미와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을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 불렀던 일화를 언급하는 듯 보인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는 당시 한층 수위 높은 표현들을 써가며 '거지소굴'에서 온 이민자 대신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데려와야 한다"고 언급했고, 이러한 거지소굴 발언을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발언 전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당시 총리와 회담한 상태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특히 중남미 출신 이민자의 급증을 언급하며 갱단 조직원들이 "'지옥의 천사들'(Hells Angels)을 아주 좋은 사람처럼 보이게 만든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그는 "그들은 배에 실려 우리나라에 반입되고 맡겨졌으며 오늘 밤 우리와 함께 있다"고 말했다.


또 반대편을 가리키며 "사실, 이 섬에는 없을 것 같지만 저 섬, 웨스트 팜에는 있는 걸로 안다"고 했다. 그리고 "거기 축하해요. 하지만 결국 그들은 여기로 올 것"이라고 했다.


한편 폴슨 저택이 위치한 팜비치는 인구의 93.8%가 백인인 부유한 곳이다. 반면 수로 건너편에 위치한 웨스트 팜비치는 인구 3분의 1은 흑인, 4분의 1은 히스패닉계가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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