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든 사업입니다. 원래 장관 바뀌면 없어지는 사업이 많은 데, 제가 했던 사업이 이렇게 살아남아서 잘되고 있어요. 더 확대 시킬 것입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8일 서울 강동구 구립다온어린이집을 방문해 ‘이야기할머니’ 활동 모습을 직접 보고 관계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은 전국 유아 교육기관에 노년층을 파견해 유아들에게 옛이야기와 선현 미담을 들려줌으로써 미래세대의 창의력을 함양하고 세대 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사업 주관은 한국국학진흥원이다. 이 사업은 당초 유인촌 장관이 첫 문체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었던 2009년 시작됐다.
당시 대구·경북지역 30여 명의 할머니와 함께 사업을 처음 시작했는 데, 현재는 매년 3200여 명의 할머니들이 8300여 개 유아 교육기관에서 약 50만 명에게 우리의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작년 8월부터는 문체부와 교육부가 협력해 ‘이야기할머니’ 활동 범위를 초등학교까지 확대하고 늘봄학교 등과 연계해 122개교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이야기 할머니'는 모든 유아 교육기관에 모두 가야 한다.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 원하는 데도 받지 못하는 어린이집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 유아 교육기관 총 2만 8000곳 가운데 3분의 1 정도만 ‘이야기 할머니’가 파견되는데 이를 늘리기 위해 내년도 사업 예산을 상당폭 확충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그는 “현재 심각한 저출산 해소 차원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부족한) 문체부 예산만으로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라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있고 또 복지부와 지자체 등도 같이해서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인촌 장관은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의 매력을 직접 체험했다. 이후 최길환, 허현숙, 장정혜 이야기 할머니를 비롯해 구립다온어린이집 김원정 원장, 한국국학진흥원의 정종섭 원장 및 김송주 이야기할머니사업본부장 등과 함께 이야기 할머니 사업의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유 장관은 “‘이야기 할머니’는 아름다운 전통을 미래세대에 전승하고, 아이들의 올바른 가치관 함양을 도우며 세대 간 소통을 증진한다는 점에서 인문학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한계점도 제기됐다. 당초 이야기 할머니가 ‘자원봉사’ 수준에서 시작됐는데 요구 조건이 확대되면서 점차 ‘직업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문체부 측은 이에 대해 “‘이야기 할머니’가 일자리 사업이 되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