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4·10 총선 본투표 날이 밝았다. 앞서 역대 최고치를 갱신한 사전투표율에 힘입어 최종 투표율이 ‘70%의 벽’을 넘어설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역대 전국단위 선거의 투표율을 분석한 결과, 대통령선거는 투표율이 60∼80% 선에서 움직인 반면 총선 투표율은 그보다 낮은 추세를 보였다. 전국단위 선거 최고 투표율은 1987년 13대 대선의 89.2%였다. 총선 최고 투표율은 1988년 13대 총선의 75.8%로 대선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총선은 그다음 선거인 1992년 14대 때 71.9%를 기록한 이후 투표율 70%를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로 좁혀 보면 총선 최고 투표율은 4년 전 21대 때의 66.2%였다. 만약 이번 선거 투표율이 70%대에 도달한다면 21세기 들어 최고 기록을 세우는 셈이다.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은 31.3%로, 21대 총선보다 4.6%포인트 올랐다. 이런 분위기가 본투표까지 이어지면 70%대 투표율도 달성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표율 목표치를 71.3%로 설정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부터 나서서 “대선 때보다 절박하다”며 투표 독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투표율 목표치나 전망치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전날 유세에서 '딱 한 표가 부족하다'며 최대한 많이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투표율이 지난 총선 기록을 넘어 70%에 근접하거나 넘어설 경우의 유불리에 대해선 여야가 각기 ‘아전인수’ 식으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높은 투표율은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이 이번에는 깨지고, 투표율이 높을수록 여당 의석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한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제 어느 진영이 더 결집하는지가 승부를 가르기 때문에 투표율이 높을수록 좋다”며 “또 높은 투표율은 민주당의 막말·범죄자 후보들에 대한 공정 이슈에 반응한 20·30세대가 많이 참여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 심판론에 호응한 젊은 층의 참여가 민주당의 승리를 이끌 것으로 본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기에 투표율이 높아지면 당연히 민주당에 유리하다”며 “그동안 투표를 하지 않았던 중도·무당층이 투표소에 나오는 것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