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산하기관 저임금 ‘심각’…신입 초임, 5년 전 공공기관 평균도 안돼

12개 기관 신입 초임 비교해보니
6곳, 5년 전 전체 기관 평균 하회
절반 삭감·동결…물가도 반영 못해
“빈익빈 부익부 심화”…공공 역할↓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네거리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의 저임금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하기관 절반의 신입 직원 초임은 전체 공공기관의 5년 전 평균치에도 못 미칠 정도다. 공공기관 임금 등 예산은 중앙 부처가 정하는 구조여서 이들 기관 스스로 저임금 고착화를 벗어나지도 못한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을 통해 작년 고용노동부 산하 12개 공공기관의 신입 초임(예산 기준)을 확인한 결과 12곳 중 9곳은 2022년 공공기관 평균 신입 초임 3790만3000원을 밑돌았다. 가장 초임이 낮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3033만3000원)의 경우 2019년부터 3000만원선에 연봉이 고정됐다.


기관 별로 보면 평균 신입 초임과 차이가 더 벌어진다. 3000만원 중반을 넘지 못한 곳도 사회적기업진흥원을 비롯해 노사발전재단,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 6곳이다. 이들 6곳의 신입 초임 수준은 2018년 전체 공공기관 초임 평균 3501만9000원도 넘지 못했다.


우려는 이런 저임금 상황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란 점이다. 2021년~2023년 신입 초임 추이를 보면 3곳은 1회 삭감이, 5곳은 1회 이상 동결(삭감 중복 포함)이 이뤄졌다. 소비자물가도 반영하지 못하는 저임금에 빠진 것이다. 소비자물가는 2021년 2.5%, 2022년 5.1%, 작년 3.6% 올랐다.


과거 안정적으로 오래 일할 수 있다는 의미로 ‘철밥통’이라고 불렸던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는 이미 빠르게 식고 있다. 대부분 공공기관 예산은 중앙 부처가 결정하는 구조여서 자체 수익 모델이 없는 기관은 자체 재원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 총인건비 인상률 제도로 인해 매년 임금 인상률까지 사실상 고정돼 기관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현 정부는 건전 재정 기조 아래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를 강화해 조직을 효율화하고 성과 중심 임금 체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상황이 악화되면 공공기관의 고유 역할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고용부 산하기관은 상급인 고용부 특성 상 고용보험(실업급여), 산재보험, 구직지원, 산재예방 등 근로자에게 필수적인 지원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올해 9급 공무원 공채시험 경쟁률이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공공기관 간 빈인빅 부익부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다른 기관과의 임금 격차는 업무 만족과 동기를 낮추고 신규 입사자의 이직 가능성을 높인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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