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SBS 지분 매각…VIP·한투운용도 지분 줄여 [시그널]

증권가 목표주가 하향

연합뉴스.


지난해 초 SBS(034120) 지분을 일부 매집해 경영진 견제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국내 대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최근 보유 주식을 모두 판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얼라인운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SBS 주식 매각에 나서 최근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SBS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얼라인운용이 SBS 주식을 모두 팔고 떠났다”며 “당분간 지분 재매입 방침은 없는 것으로 보이고 SBS를 향한 비공개 행동주의 활동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얼라인 측은 이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SBS 주가는 얼라인운용이 지난해 2월 SBS 주식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한달 동안 약 37% 급등했다. 얼라인운용이 2022년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041510))의 지분을 소수만 보유하고도 외부 감사를 선임하는데 성공한 사례가 되풀이되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받은 결과였다. 얼라인운용은 당시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를 강하게 흔들면서 회사의 경영권이 카카오(035720)로 넘어가는 데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상당수 투자자들은 2021년 설립한 얼라인운용이 SM엔터 다음 두 번째 행동주의 캠페인 목표 대상을 SBS로 선정했다고 믿었다. 실제 얼라인운용은 지난해 비공개로 SBS 경영진을 만나 주가 부양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한 적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얼라인운용은 지난해 시장이 과열되자 “펀드를 통해 SBS에 일부 지분을 투자 중이지만 SM엔터와 달리 공개 주주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후 SBS 주가도 서서히 내리막길을 탔다. 지난해 3월 4만 원대 중반에 이르렀던 SBS는 최근 2만 5000원 대까지 내려와 약 40% 하락했다.


한편 국내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로 잘 알려진 VIP자산운용과 대형 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SBS 지분을 일부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VIP운용은 지난해 말 공시를 통해 지분율을 기존 5.17%에서 4.06%로 축소했다고 밝혔다. 한투운용도 올 초 7.89%에서 6.66%로 지분을 줄였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SBS의 최대주주 티와이홀딩스(363280)는 지난 2월 산업은행에 보유 지분 30%를 담보로 제공했다. 이는 티와이홀딩스가 자회사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절차에 따라 채권단에 제시한 자구책 가운데 하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SBS 주가가 태영건설 관련 이슈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SBS 목표 주가를 기존 3만 5000원에서 3만 2000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방송 광고 시장이 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올해도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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