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시대 눈앞인데…TDF 수익률 뒷걸음

'빈티지 2030' 상품 올 평균 4.4%
최근 6개월 수익률의 3분의1 그쳐
설정액 늘지만 채권값 약세에 부진

이미지투데이


최근 미국 등 글로벌 금리가 좀체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은퇴 시점을 가깝게 잡은 타깃데이트펀드(TDF)들의 수익률이 채권 가격 약세에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8일까지 전체 TDF의 평균 수익률은 5.3%로 최근 6개월 수익률(13.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투자자의 은퇴 목표 시점을 2030년으로 잡은 빈티지 2030 TDF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4.4%에 그쳐 6개월 상승률(12.5%)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빈티치 2030은 총설정액이 2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TDF 상품 가운데 비중이 가장 큰 상품이다. 설정액 규모가 1조 9000억 원으로 빈티지 2030 다음으로 많은 빈티지 2025의 경우 이 기간 3.3%의 수익을 얻는 데 그쳤다. TDF는 투자자의 생애 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 자산의 비중를 알아서 조정하는 펀드다.




이들 TDF 상품이 올 들어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미뤄지면서 자산으로 편입한 채권 가격이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TDF의 경우 통상 은퇴 시점을 가깝게 잡은 상품일수록 안전자산인 채권 편입 비중을 늘리는 특성을 지닌다. 이 영향으로 투자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빈티지 2025·2030 TDF의 올해 수익률은 은퇴 시점을 그 이후로 잡은 빈티지 2040(5.95%), 빈티지 2050(7.2%), 빈티지 2060(9.2%) 상품보다 대부분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솔루션운용부 부장은 “지난해 TDF 운용 성과가 좋아 올해 유입 자금이 늘었지만 채권 수익률이 예상 밖으로 부진한 탓에 성과는 저조했다”며 “은퇴를 대비하는 장기 투자 상품인 만큼 단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상품을 고르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DF를 포함한 생애 주기 펀드의 총설정액은 이달 8일 9조 3423억 원을 기록해 지난해 말보다 약 7700억 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증가액이 1600억 원가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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