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반장·대장금·궁…거센 리메이크 바람

과거 흥행작 완성된 세계관 활용
기성세대엔 향수·젊은층 새로움
제작사 '고정 시청층 확보' 전략

‘수사반장 1958’, ‘대장금’, ‘궁’의 포스터. 사진 제공=MBC

그때 그 시절 시청자들을 열광케 한 드라마들이 돌아온다. 전설적 드라마 ‘수사반장’의 프리퀄 ‘수사반장 1958’부터 ‘대장금’, ‘궁’, ‘M(엠)’이 리메이크돼 향수를 자극한다. 과거 흥행 작품이 리메이크되는 데는 고유 시청층을 확보하려는 제작사들의 전략이 깔려 있다. 이미 완성된 세계관을 적극 활용해 기성세대에게는 향수를 선사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콘텐츠를 보여주겠다는 목표다. 치열한 콘텐츠 경쟁 속 흥행 안정성을 갖고 가려는 의지도 읽힌다.



‘수사반장 1958’의 한 장면. 사진 제공=MBC

10일 방송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첫 방송되는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은 1958년을 배경으로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이제훈) 형사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을 파헤치는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지난 1971년부터 1989년까지 인기리에 방송된 한국형 수사물의 역사를 쓴 ‘수사반장’의 프리퀄이다. 이제훈이 최불암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며 다이내믹한 전개를 이끌어 간다. 원조 최불암은 특별출연으로 작품에 힘을 싣는다.



‘대장금’의 한 장면. 연합뉴스

지난 2003년 방송돼 최고 시청률 57.8%를 기록,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한 ‘대장금’의 리메이크작도 안방극장을 찾는다. ‘대장금’은 주인공 장금(이영애)이 궁궐에 들어가 최초 어의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이런 ‘대장금’을 재해석한 ‘의녀 대장금’은 오는 10월 첫 촬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의녀가 된 장금의 일대기를 다룰 예정이다. ‘대장금’에서 장금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끈 이영애가 다시 출연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의녀 대장금’과 ‘대장금’은 별개의 작품이기는 하다. ‘대장금’의 극본을 썼던 김영현 작가는 “‘대장금’의 주요 캐릭터 설정,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 사건의 전개 및 에피소드 등은 원저작자가 권리를 갖고 있다. ‘의녀 대장금’은 ‘대장금’의 설정과 내용, 캐릭터 등과 어떠한 관계도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의녀 대장금’은 ‘대장금’의 스핀오프, 시퀄, 프리퀄이 아닌 다른 작품으로 탄생한다.



‘궁’의 한 장면. 사진 제공=MBC

2006년 인기리에 방송된 ‘궁’도 새롭게 만들어진다. ‘궁’은 평범한 신분의 여고생 채경(윤은혜)이 할아버지끼리의 약속 때문에 왕위 계승자인 세자 이신(주지훈)과 정략결혼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최고 시청률 27.1%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신인이었던 윤은혜와 주지훈을 일약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다. 리메이크작의 출연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내년 방송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1994년 방송된 ‘M’은 ‘M: 리부트’로 시청자들과 만난다. ‘M’은 낙태를 소재로 한 메디컬 드라마로 당대 최고의 스타인 심은하가 출연했다. 당시 심은하의 초록색 눈과 악인 M의 목소리는 현재까지 회자될 정도로 열풍을 일으켰다. ‘M: 리부트’는 현대적인 SF 공포스릴러로 각색된다. 배우 박지현이 주연 물망에 올랐다.


최근의 리메이크 열풍에 대해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리메이크는 이미 어느 정도 성공이 보장된 콘텐츠를 갖고 오는 것으로 안전한 선택이다. 최근 지상파 시청률은 과거보다 떨어졌는데, 리메이크를 통해 세대통합으로 폭넓은 시청층을 만들기 유리하다”며 “젊은 사람들에게는 새로움을 줄 수 있고, 기성세대에게는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국내에서만 성공했다면, 지금은 글로벌 경쟁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도 리메이크 열풍에 한몫 했을 것”이라며 “다만 리메이크작이 성공하려면 지금 시대에 맞는 문제의식과 새로운 소재를 가져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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