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에서는 ‘윤석열 키즈’ 조지연 국민의힘 후보가 ‘친박 좌장’ 최경환 무소속 후보를 상대로 앞지르며 기적의 시나리오를 써내고 있다.
출구조사에서 조 후보가 47.4%를 기록해 40.6%를 얻은 최 후보를 앞섰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가 벌어졌다. 개표가 50.25% 진행된 10일 오후 11시 20분 기준 최 후보는 43.35%를 얻어 조 후보(42.92%)를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자정을 넘겨 조 후보가 역전극을 노렸다. 11일 오전 1시 30분 기준 조 후보(43.38%)는 최 후보(43.31%)를 0.07%포인트 차로 앞서며 당선이 유력하다. 불과 67표 차다.
만 37세의 여성 신인 정치인과 경산에서만 4선을 한 전 경제부총리가 맞붙는 경산 선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비유됐다. 최 후보는 지역 내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며 이번 총선 유일무이의 무소속 당선자로 점쳐졌다. 현역인 윤두현 의원조차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고 조 후보를 지원하는 길을 택했다. 선거 초반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두 배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 조 당선자는 느리지만 꾸준하게 인지도를 끌어올려 접전 양상을 이끌어냈다.
두 후보의 대결은 ‘윤심 대 박심’ 대리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조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챙길 정도로 관심을 쏟는 대표적인 친윤 인사다. 대통령직 인수위 메시지팀장과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에 이르기까지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초중고·대학을 모두 경산에서 나온 지역 토박이로 박근혜 정부 청와대 4년, 중앙당 부대변인 등을 지내며 국정 경험을 쌓았다.
최 후보는 박근혜 정권의 실세로 통했다. 박근혜 정부의 2기 경제팀 수장으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인 ‘초이노믹스’를 주도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냈으며 2015년 4월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임하면서 공석이 된 국무총리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 휘말려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로 징역 5년형을 확정받았다가 윤 정부에서 사면 복권 후 명예 회복을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