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합쳐 180석 안팎의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했다. 국민의힘은 100석가량을 얻는 데 그치며 개헌 저지선을 겨우 지켜냈다. 여당의 ‘거야 견제론’과 야당의 ‘정권 심판론’이 맞붙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은 야당의 손을 들어줬다.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정국이 재연돼 아직 임기 3년이 남은 윤석열 정부가 조기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오전 1시 3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상황과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를 종합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과 더불어민주연합은 전체 300개 의석 중 180석 안팎을 확보할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은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합쳐도 100~110석가량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조국혁신당은 12~13석, 개혁신당은 2~3석, 새로운미래는 1석으로 예측됐다. 이대로라면 민주당은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범야권 전체로는 200석 가까이 늘어난다. 반면 국민의힘은 개헌 저지선(100석)은 겨우 지켜냈지만 참패를 면하지 못하게 됐다.
집권 3년 차로 접어든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 평가이기도 했던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줬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줄곧 40%를 넘지 못한 가운데 이종섭 주호주 대사 임명 및 출국 논란과 황상무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의 회칼 테러 발언 등 총선을 앞두고 잇따라 터진 악재가 여당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윤 대통령의 대파 값 발언으로 불거진 ‘대파’ 논쟁이 중도층 표심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거야 견제론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지만 정권 심판론의 벽을 넘지 못했다.
야당이 총선 압승을 통해 국정 주도권을 쥐게 돼 윤석열 정부가 사실상 ‘식물 정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야권의 압승으로 윤 대통령은 이제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 상태에 놓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겠다”는 짤막한 소감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면서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