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미디어 규제 기관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영향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해 방심위에 힘을 실어주려는 국민의힘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방심위의 독립성·중립성 확보를 위해 조직·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혁신당은 방심위가 정치 심의를 한다는 이유로 폐지 공약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22대 국회에서 미디어 정책을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국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면 미디어 정책을 두고 첨예한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MBC의 ‘바이든 자막 보도’에 대한 법정 제재 결정을 계기로 민주당은 정부와 여당에 의해 방심위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한다. 이에 독립성 강화를 위해 심의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심의 기능을 개선하고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해 관련 법과 제도를 개정한다는 공약을 냈다. 이에 ‘가짜뉴스 근절’을 명분으로 방심위의 심의 권한을 키우려는 여당 계획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또 한국방송(KBS)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도 시청자 중심으로 사장·이사를 선임하는 제도를 도입해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사와 사장 자격 요건 역시 엄격하게 규정하고 보도·제작·편성권과 경영의 분리·독립도 공약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언론 장악’ 국정조사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야가 연구개발(R&D) 예산 확대,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단말기유통법 폐지·개선 등 과학기술·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 비슷한 공약을 제시한 만큼 기존 정부 정책은 차질 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민주당은 통신비 정책과 관련해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에 대한 법제 마련과 통신비 세액공제 신설 등을 공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