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동결했다.
한은은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 주재로 열린 금통위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이후 10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5%에 묶어 놓은 것이다. 한미 간 금리 격차는 여전히 2%포인트이다.
한은의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2개월 연속 3%대에 머무르고 있어 통화정책을 완화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과 3월에 모두 3.1%를 기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금융 전반의 시스템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금리를 서둘러 낮춰야 할 이유가 없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금융·건설업계와 간담회에서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먼저 통화정책 완화에 나서기 부담스럽다는 점도 고려됐다. 미국 역시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며 6월 인하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도 연기되고 있는 상황에 한은이 한미 간 금리 격차를 더 벌릴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성이 제기된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은 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인 반면 물가가 불안해 7월 이후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며 “한국은 물가 불안과 가계부채 위험성 등이 여전히 높아 4분기는 돼야 금리 인하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