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달째 내수·건설 부진 우려…건설 수주·건축허가면적 두자릿수 감소

■기재부 4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4개월 연속 ‘소비·건설부진’ 우려 언급
건설수주 -24.1%·건축허가 -33.4%

1월 22일 경기 고양시의 한 오피스텔 공사장에서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경제 동향에 대해 “물가 둔화 흐름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재화소비 둔화·건설 선행지표가 부진하다”고 우려했다. 농산물 가격 탓에 2~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모두 3%를 넘긴 상황 속에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건설 선행지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이 두 달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를 보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은 통상 4~6개월 시차를 두고 건설업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1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4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발표했다. 1월 그린북에서 “민간소비 둔화와 건설투자 부진이 우려된다”고 처음 언급한 이후 4개월 연속 소비·건설 부진을 명시한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다만 4월 그린북에서는 민간소비는 ‘재화 소비’로, ‘건설투자’는 ‘건설선행지표’로 표현을 바꿨다.


정부의 진단이 조금 달라진 것은 재화 소비는 여전히 주춤한 데 비해 서비스 소비로 직결되는 서비스 생산이 다소 개선됐기 때문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3.1% 감소했다. 준내구재 소비가 2.4% 늘었지만 내구재(3.2%)와 비내구재(4.8%) 모두 하락하면서 전채 소매판매가 뒷걸음질 쳤다. 자동차 내수 판매 감소세도 내수 부진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과 3월 전년동기대비 국내 자동차 판매는 각각 15.2%, 12,7% 감소했다.


반면 2월 서비스 생산은 대면서비스업 분야의 회복세 덕에 전년동월대비 1.2% 증가했다. 전월비로 봐도 0.7% 상승했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예술·여가(7.4%)였다. 숙박·음식(5.0%)업도 크게 늘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 증가를 주도했다. 통계청이 분류한 총 14개 서비스 업종 중 10개 업종에서 생산이 확대됐다. 설 연휴가 포함되면서 숙박·음식·여행 관련 업종이 혜택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


2월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생산이 전년동월대비 크게 늘어나며 전체 생산액도 4.8% 증가했다. 2월 제조업 출하는 전월대비 2.6% 증가하고 재고율은 1.4% 감소했다. 2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4.6%로 1월보다 2.5%포인트 개선됐다.


건설업 실적은 부진세가 이어졌다. 2월 건설기성은 토목공사(-2.2%)와 건축공사(-1.8%) 모두 실적이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1.9%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계정의 건설투자 역시 전기 대비 4.5%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향후 건설 실적과 직결되는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 지표가 크게 악화됐다는 점이다. 2월 건설 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24.1%, 33.4% 감소했다. 1월(건설수주 -39.6%, 건축허가면적 -15.3%)에 이어 두 달 연속 두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간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공공부문 건설투자 확대 기조 덕에 2월 공공부문 건설 수주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8%가 늘었지만 민간부문에서 30.7%떨어지면서 전체 수치가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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