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참패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이 "무기력한 웰빙정당을 살린 것이 후회된다"며 또 다시 여당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홍 시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17년 3월 탄핵대선을 앞두고 당이 지지율 4%로 폭망해 당의 존폐가 걸렸을 때 창원까지 내려온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대선에 출마해서 당을 살려 달라'는 요청을 뿌리치지 못하고 당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경남지사 사퇴하고 탄핵대선에 나갔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정우택) 당대표 직무대행은 선거비용 환수 못 받는다고 TV 법정광고 44회를 11회로 줄였고 그마저 모두 잠자는 심야 시간대에 값싸게 방영해 선거비용을 문재인, 안철수의 절반 정도밖에 쓰지 않았다"며 "대선자금 빌려준 은행은 돈 못 받을까 봐 매일 여연(여론조사연구소)에 와서 지지율 체크를, 사무처 당직자들은 질 것이 뻔하다면 6시만 되면 대부분 퇴근해 버렸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홍 시장은 이어 "패배할 것이 뻔해 사무처 당직자들은 대부분 6시만 되면 퇴근해버리고 TV 토론 할 때마다 우리당을 뛰쳐 나가 출마한 후보는 문재인 공격은 하지 않고 나만 물고 늘어졌다"면서 "그 TV 토론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원고 없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처리했다"고도 적었다.
선거 공보물도 보좌관이 직접 수정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연설 내용을 귀담아 듣는 사람이 없어 연설 시작 전 트롯 한곡 하면서 집중을 끈 일화도 소개한 홍 시장은 "주요 일간지들은 기사를 문재인, 안철수 위주로 작성하고 나는 군소정당 후보들과 같이 일단기사로 취급됐다"면서 "선거기간 내내 15%만 특표해 선거비용 보전만 받게 해달라고 빌었는데 24.1%를 받아 안철수를 제치고 2등 했을 때 당 재정 파탄은 면했기에 나는 국민들에게 참 고마워했다"고 했다.
아울러 홍 시장은 "그렇게 해서 살린 당이다"라며 "후회되는 것은 그때 이 당을 보수언론에서도 주장하듯이 없어지도록 두었으면 지금처럼 무기력한 웰빙정당이 되지 않았을 건데 돌아보면 참 후회되는 일"이라고 국민의힘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홍 시장은 전날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이번 총선은 여당의) 역대급 참패"라며 "대통령 임기가 2년도 안 지났는데 역대 어느 정권이 대권놀이를 저렇게 빨리 시작했느냐. (비대위원장이) 동원된 당원들 속에서 셀카 찍는 것뿐이었다. 그게 국민의 전부인 줄 알고 착각하고"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