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논의할 때 아냐"…美 '올해 내내 5%대' 전망 힘받나

■꺾이지않는 물가에 신중론 확산
인플레이션 둔화세 정체 장기화 우려에
"現금리, 수요 억제하는지 의문" 지적
금리인상론엔 “기본 관점 아니다” 일축
IB들도 "올 1~2차례 내릴것" 하향수정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분기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월가 기관들도 연내 한두 차례 인하로 기준금리 전망을 수정하고 나섰다.


11일(현지 시간)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목표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며 “근시일 내 통화정책 방향을 바꿔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부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3.5% 상승해 직전월 3.2%보다 오름세가 커졌다고 발표했다.


현재 시장이 바라보는 인플레이션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2% 목표까지 둔화하되 그 과정에서 물가가 한 번씩 튀어 오를 가능성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인플레이션이 3%대에서 정체되는 시나리오다. 윌리엄스 총재는 일단 물가 둔화는 계속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우리가 본 것처럼 중간에 방지턱이 있기는 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은 계속해서 2%로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일각에서 우려하는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금리 인상은) 명백히 내가 보는 기본 관점은 아니다”라며 “경제가 전망대로 흐른다면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 정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은 총재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3개월간의 물가지표가 시사하는 바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를 상회하고 상승 폭도 다시 커졌다는 점”이라며 “금리 인하를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좀 더 걸린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인플레이션 둔화 정체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앞서 연준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하는 시점을 2026년으로 전망한 바 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도 물가 추세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최근 데이터는 금리 인하에 더 인내를 가져야 하고 올해 금리를 더 적게 내려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콜린스 총재는 특히 “현재 금리 수준이 과연 실제로 수요를 억제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올 초만 하더라도 기준금리가 너무 높은 게 아닌지 우려했지만 지금은 과잉 긴축 우려는 줄었다”고 밝혔다.


월가의 투자은행(IB)들도 인하 전망을 미루거나 줄였다. 세 차례 인하를 전망하던 골드만삭스와 UBS는 이제 두 차례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바클레이스와 도이체방크,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각각 9월과 12월에 단 한 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한편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로 올해 연준이 한 차례만 내린다면 미국 정책금리는 연중 5%대를 유지하게 된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1년 내내 5% 이상을 유지했던 것은 2000년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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