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위 출발에도…셰플러 "아내 진통 땐 바로 달려갈 것"

■제88회 마스터스 1R
6언더로 2위…2년만에 우승 노려
임신한 아내와 수시로 연락 이어가
LIV 소속 디섐보, 7언더 단독선두
람 1오버 42위…매킬로이 1언더

스코티 셰플러가 12일 마스터스 1라운드 12번 홀에서 벙커 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번 홀 페어웨이를 걸어가는 스코티 셰플러. AFP연합뉴스

18번 홀 티샷을 하는 스코티 셰플러. AP연합뉴스

“즉각 집으로 달려갈 준비가 돼 있어요.”


12일(한국 시간) 제88회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선두와 1타 차 단독 2위에 오른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우승을 향해 달려가겠다” 대신 “집으로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아내 메러디스가 첫아이를 임신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셰플러는 “출산 예정일이 이번 주는 아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 아닌가. 분만실로 옮겨져야 한다면 대회 중에라도 아내가 있는 집으로 달려갈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그는 수시로 댈러스에 있는 아내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진통이 시작되지 않는지 확인하고 있다. 고교 시절 만난 사랑과 2020년 결혼한 셰플러다.


시즌 첫 메이저인 이 대회 개막 훨씬 전부터 우승 1순위로 꼽힌 그는 2년 만에 되찾으려는 그린재킷의 첫 단추를 기대대로 잘 끼웠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8승에 최근 3개 대회 성적이 우승, 우승, 공동 2위인 그는 이날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첫날 경기에서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6타를 쳤다. 파3 홀에서 버디 3개, 파5 홀에서 버디 3개다. 6번 홀(파3)에서 6m 버디 퍼트를 떨어뜨렸고 시그니처 홀인 12번(파3)에서는 그린 뒤 벙커 샷을 그대로 넣었다. 16번 홀(파3) 버디 때는 티샷을 핀 90㎝에 붙였다.



1번 홀 티샷을 준비하는 브라이슨 디섐보. 로이터연합뉴스

단독 선두에는 7언더파를 기록한 LIV 골프 소속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올라 PGA 투어와 LIV 골프 간의 자존심 경쟁에 불이 붙었다. 양 단체의 합병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020년 메이저 US 오픈 우승자인 디섐보는 LIV에서는 2승을 거뒀다. 메이저 통산 2승째 도전. 평균 드라이버 샷 316야드의 강풍을 이기는 장타와 적시에 터진 클러치 퍼트로 버디 8개(보기 1개)를 사냥했다.


2020년 이 대회 때 디섐보는 “오거스타는 파72 코스지만 나한테는 파67이나 다름없다”는 도발적인 발언을 했다. 4개 파5 홀 모두 2온이 가능하고 1온 가능한 파4 홀도 있어 자기한테는 기준 타수가 5타 적은 셈이라는 뜻이다. 이날 기자회견 때 당시 발언이 언급되자 디섐보는 “모두가 그렇듯 좀 이상해질 때가 있지 않나”라고 넘겼다. 그는 “정말 오랜만에 65타를 쳤다는 것보다 사흘이 남았다는 사실을 되새길 것”이라고 했다.


이번 대회 출전자 89명 가운데 LIV 소속은 13명이다. LIV 간판인 디펜딩 챔피언 욘 람(스페인)은 1오버파 공동 42위에 그쳐 2연패를 향한 발걸음이 무겁다. 지난해 우승 때는 PGA 투어 소속이었다.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마스터스 제패만을 남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1언더파 공동 17위로 첫날을 마쳤다.


이날 경기는 악천후로 2시간 30분 늦게 시작됐다. 이 때문에 일몰로 27명이 18홀을 다 끝내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13번 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1개의 1언더파로 선방했다. 2라운드 뒤 살아남으면 마스터스 24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세운다. 18홀을 다 돈 안병훈이 2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고 김주형은 11번 홀까지 이븐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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