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 폭이 3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내수 부진에 영업직 사원 같은 판매 종사자와 청년층 취업자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살아나고 있지만 내수 시장에는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약 284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만 3000명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2월(-47만 3000명) 이후 3년 1개월 만의 최저치다. 2월(32만 9000명)과 비교해도 반 토막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13만 1000명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7월(-13만 8000명) 이후 최대다. 청년층은 고용률도 1년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한 45.9%로 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경제의 허리인 40대도 취업자가 7만 9000명 감소했다. 65세 이상이 22만 8000명 불어났지만 증가 폭 축소를 막지 못했다. 직업별로 보면 판매 종사자(-11만 3000명)와 농림어업(-7만 명) 등에서 취업자가 줄어들었다. 도소매업 역시 1만 4000명 줄며 지난해 9월(-1만 7000명)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3월 취업자 수가 큰 폭 증가한 데 따른 기저 효과”라며 “농어업 취업자 감소는 이상기후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용시장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 부진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내수 시장 회복이 시급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17만 명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50대와 60대 이상의 취업이 증가를 이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좋지 않은 신호”라며 “전반적인 내수를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이어져 (국민들이) 일할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