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한 무인도에 고립돼 있던 남성들이 야자수 잎을 모아 배열한 ‘HELP’. 미국해안경비대
태평양 외딴 섬에 일주일 넘게 고립돼 있던 남성 세 명이 야자수잎을 모아 해변에 큰 글자로 ‘도와달라’(HELP)고 적은 덕분에 극적으로 구조된 사연이 화제를 모았다.
11일(현지시각)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해군과 해안경비대는 지난 9일 태평양의 작은 섬에 고립된 선원 세 명을 구조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 필리핀 동쪽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미크로네시아에 속한 피켈로트 환초 주변에서 20피트(약 6m) 길이의 소형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보트가 파도에 휩쓸리면서 손상됐다. 무전기도 배터리가 부족해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피켈로트 환초에 발이 묶인 채 구조를 기다렸다. 피켈로트 환초는 야자수와 관목으로 뒤덮인 길이 약 600m의 작은 무인도로, 괌에서 670㎞가량 떨어져 있다.
이들은 섬 인근을 지나는 배나 비행기가 알아볼 수 있도록 야자수 잎을 모아 해변에 ‘HELP’라는 큰 글자 모양으로 배열했다.
지난 6일 괌 조난센터에 실종신고가 접수된 후부터 미 해안경비대와 해군은 수색작업에 나섰다. 구조대는 악천후 속에서도 수색을 벌인 끝에 해변의 HELP 표시를 발견했다.
이들을 발견한 정찰기는 무전기를 떨어뜨려준 뒤 위치를 구조센터에 전달했다. 이들은 9일 구조돼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갔다.
수색 및 구조 임무를 맡은 첼시 가르시아 중위는 “넓은 수색지역에서 표지가 그들을 찾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