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가격 하락에 베팅해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KODEX WTI 원유선물 인버스(H) ETF'와 'TIGER 원유선물 인버스(H) ETF'를 각각 190억 원, 30억 원씩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으로 산출되는 기초지수(S&P GSCI Crude Oil Index Excess Return)의 일별 수익률을 역방향 추종한다. WTI 원유 선물이 하락할 때 가격이 상승하는 상품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증권(ETN)도 대거 사들였다. 올 들어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을 250억 원 순매수했으며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 '한투 블룸버그 인버스[570079] 2X WTI 원유 선물 ETN'도 각각 50억 원, 10억 원씩 사들였다.
반면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은 올해 들어 170억 원 팔았다.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과 '한투 블룸버그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도 각각 70억 원, 4억 원 순매도했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산유국 감산 여파에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올 들어 20% 가까이 올랐다. 이란은 지난 1일 발생한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13일 밤(현지시간) 보복을 감행했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감산 연장, 중국의 지표 호조 등의 영향도 있으나 중동 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그동안 시장은 이란의 참전으로 인한 중동 전쟁의 확대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으나 이란 측에서 직접적인 무력 도발을 개시한다면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