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13일(현지 시간) 밤 이스라엘을 향한 대규모 보복 공습을 감행했다. 이란의 사상 첫 본토 공격에 이스라엘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이날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국제유가를 비롯해 안전자산인 금·달러 가격이 치솟고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은 급락하는 등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14일 이스라엘방위군(IDF)에 따르면 이란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무인기(드론)와 순항미사일 등 300기가 넘는 공중 무기를 이스라엘 본토에 발사하는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한 것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슬람 무장 세력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등의 대리인을 통한 ‘그림자 전쟁’을 벌여왔던 양국이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직접 공격을 감행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이슬람 율법의 ‘키사스 원칙(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따른 보복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경우 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동 지역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으면서 금융투자 시장도 크게 출렁이는 모습이다. 글로벌 자금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장중 온스당 2448.8달러까지 치솟았는데 금 현물가가 24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이란의 공습 소식이 전해진 직후 6만 7000달러에서 6만 2000달러로 8% 가까이 급락하는 등 크게 요동쳤다. 특히 국제유가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최악의 경우 13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유가가 오를 경우 한국은 물론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전망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점검회의를 갖고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고 외환시장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될 경우 정부가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