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애절한 사랑 이야기는 통한다…tvN 역대 시청률 역사 쓰나 [현혜선의 시스루]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
최고 시청률 19%로 인기 고공행진 中
스타작가와 믿고 보는 배우의 힘



드라마, 예능의 속살을 현혜선 방송 담당 기자의 시점으로 들여다봅니다.


'눈물의 여왕' 스틸 / 사진=tvN

'눈물의 여왕'이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시청률 2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기준)를 목전에 두고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순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며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김희원)은 3년차 부부인 퀸즈 그룹 재벌 3세 홍해인(김지원)과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김수현)이 위기를 극복하며 다시 사랑하는 이야기다. 재벌과 서민이라는 신분 차이를 뛰어넘고 연애 결혼에 성공한 홍해인과 백현우. 그러나 신분의 차이는 컸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3년의 시간을 보내던 중 백현우는 홍해인과 이혼을 결심한다. 그러나 홍해인이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고, 백현우는 안전하게 퀸즈가와 이별하기 위해 3개월을 기다리기로 한다. 그 사이 서로를 이해하고 다시 사랑을 느끼게 됐지만, 윤은성(박성훈)의 계략에 휘말려 결국 이혼한다. 그러나 윤은성의 계략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그는 퀸즈가를 삼키기 위해 온갖 계략을 펼치고 오너가를 내쫓는 데 성공한다. 결국 퀸즈가 사람들은 백현우의 고향인 용두리에서 생활을 시작한다.



'눈물의 여왕' 스틸 / 사진=tvN

◇ 시청률·화제성 견인, tvN 최고 시청률 넘본다 = '눈물의 여왕'은 엄청난 화제성과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다.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결과에서 '눈물의 여왕'은 5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김지원이 1위에 오르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시청률은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5.9%으로 시작한 작품은 4회에 10%를 돌파했고, 10회에서는 최고 시청률인 19%를 기록했다. 20%를 목전에 두고 있는 셈이다. 이는 tvN 역대 드라마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도깨비'가 20.5%로 2위를 기록했고, 박지은 작가의 전작 '사랑의 불시착'이 21.7%로 1위다. 아직 회차가 남은 만큼, '눈물의 여왕'이 '사랑의 불시착'을 넘어 tvN 역대 시청률 1위로 종영할지 지켜볼 만하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눈물의 여왕'은 지난달 25~31일 430만 시청수를 기록해 비영어권 TV시리즈 부문 1위에 올랐다.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에서 1위였고, 총 41개 국가에서 상위 10위 안에 올랐다. 또 일본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 필마크스에서 4.3(4점 만점)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본 K드라마인 '사랑의 불시착'이 기록한 4.5점에 근접한 수치다.


해외의 주요 매체에서도 앞다퉈 '눈물의 여왕' 글로벌 열풍을 조명하고 있다. 미국 유력 매체 타임지(TIME)는 "'눈물의 여왕', 낡은 관습을 타파하는 신선하고 볼만한 K로맨스"라며 "K드라마가 그 무엇보다 잘하는 것은 장르를 혼합해 신선함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눈물의 여왕'은 익숙한 요소와 참신한 요소를 결합함으로써 이를 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포브스(Forbes)에서도 "많은 K드라마들이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지만, '눈물의 여왕'은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며 "탄탄한 캐스팅은 물론, 실력파 작가와 드라마 흥행 경력을 자랑하는 두 감독의 의기투합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눈물의 여왕' 스틸 / 사진=tvN

◇ 박지은 작가의 스토리텔링 세계 = '눈물의 여왕'이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경에는 박지은 작가의 필력이 있다. 박지은 작가는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별에서 온 그대', '프로듀사', '사랑의 불시착' 등을 집필한 스타작가다. '눈물의 여왕'은 박지은 작가의 신작으로 방송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작품 역시 큰 인기를 끌며 박지은 작가의 저력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의 소재를 작게 나눠서 보면 클리셰로 보일 수 있다. 재벌가와 서민의 사랑, 시한부 판정을 받은 주인공, 재벌가를 집어삼키려는 검은 세력 등은 그간 드라마에서 익히 다뤄온 주제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박지은 작가 표 아는 맛은 시청자들을 충족시키기 충분했다. 재벌가와 서민의 사랑이지만 남녀 주인공의 역할을 바꿔 차별점을 뒀고, 재벌가 가족이 용두리에 내려 와 나름대로 적응하며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재미를 줬다. 또 퀸즈가를 삼키려는 세력은 작품에 긴장감을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 아픈 홍해인을 걱정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휴머니즘까지 보여준다.


◇ 애끓는 로맨스, 눈물 마를 날 없다 = 그중에서도 홍해인과 백현우의 로맨스는 작품을 보는 최고의 묘미다. 극 초반, 서로를 싫어하던 차가운 모습부터 서로를 향한 마음을 깨닫고 사랑하는 모습까지 차근차근 감정선을 발전시켰다. 특히 백현우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아내와의 사별을 기다리다가 몰랐던 자신의 사랑의 감정을 깨달으면서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절절하기 그지없다. 이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고 홍해인을 살리기 위해, 또 퀸즈가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한다. 그러나 홍해인의 병세는 점점 악화되고, 이를 바라보는 백현우의 마음은 더욱 애가 탄다. 홍해인 역시 사랑하는 백현우를 두고 떠나기 싫은 마음이 애절하다.


김수현과 김지원의 로맨스 서사는 눈빛 만으로도 완성된다. 이는 이들의 연기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믿고 보는 배우들이 완성한 연기 시너지인 셈이다. 서로를 혐오하는 눈빛부터 절절한 순애보까지 순간의 완벽하게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특히 백현우가 윤은성으로 1인 2역 연기하는 장면은 높은 디테일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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