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일께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반감기으로 인해 채굴업자들이 100억 달러(13조8000억 원) 규모의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투자자들에게는 4년에 한 번씩 채굴량이 절반씩 줄어드는 반감기가 비트코인의 가치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지만, 채굴업체들로서는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는 셈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반감기로 인해 채굴자들로서는 매일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 양이 현재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게 된다.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을 기준으로 업계 전체로는 연간 약 10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이 초래될 수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특정 시점이 정해진 게 아니라 채굴 연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블록'이 21만개 될 때마다 발생하며, 미국 시간으로 오는 18∼21일 사이 어느 시점에 반감기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주요 채굴업체인 마라톤 디지털과 클린스파크 등은 매출 감소에 맞서 새로운 장비에 투자하거나 소규모 경쟁사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
디지털자산 투자·리서치 회사인 코인셰어스의 애널리스트인 매슈 킴멜은 채굴업자들이 생산에 큰 타격을 받기 전에 최대한 많은 매출을 짜내려 한다며 "매출이 전반적으로 하룻밤 사이에 감소함에 따라 각 채굴업자의 대응에 따라 누가 앞서고 뒤처질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에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점에 도달하면서 채굴에 따른 보상 감소와 사업 비용 증가 문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번 반감기도 비트코인 가격이 2022년 11월 이후 4배 이상으로 오른 후 진행된다.
JP모건의 지난 1일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채굴업체 14곳의 총 시가총액은 약 200억 달러(27조6000억 원)로 성장했다.
그러나 업계로서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채굴업체들은 끝없는 기술 경쟁에 계속 더 많은 돈을 지출하지만, 보상은 더 줄어들고 있다.
최근 풍부한 자금으로 무장한 급성장세의 인공지능(AI) 업계가 데이터센터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전력 회사들로부터 유리한 조건의 전기요금을 확보하기도 더 어려워지고 있다.
채굴업체에 투자한 비트코인 오퍼튜니티 펀드(Bitcoin Opportunity Fund)의 공동 매니징 파트너인 데이비드 폴리는 "AI 업계는 지난해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이 지불한 액수의 3~4배를 기꺼이 지불할 의향을 보이고 있다"며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증권·규제당국이 15일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국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3시30분 현재 6만6천3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