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식대학·숏박스·빵송국·스낵타운 등 유튜브를 통해 국내 코미디계의 흐름을 선도하고 있는 레이블 메타코미디가 ‘코미디의 근본’인 오프라인 공연에 나섰다. 15일 서울 마포구 메타코미디클럽 홍대 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는 “코미디의 밸류체인을 갖추기 위해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게 됐다”며 “해외를 다니며 지역마다 유명한 코미디 클럽들이 있다는 게 참 부러웠었는데, 이런 문화가 한국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여러 고민을 담아 공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어느덧 개관 100일차를 맞은 메타코미디클럽 홍대의 공연은 지금까지의 모든 공연이 전석 매진일 정도로 흥행 중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빵송국의 곽범은 “100일 만에 저희 공연을 보고 만담을 해 보고 싶다는 팀이 수십 팀이 생겼다”며 성과를 자랑했다.
현재 이들은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만담과 스탠드업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다. 매주 공연 내용이 바뀔 정도로 트렌디하고, 사회 풍자와 높은 수위의 선을 자유자재로 드나든다. 정 대표는 “한국 코미디의 중심으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며 “콩트와 슬랩스틱, 일본의 라쿠고 등 되도록 많은 장르를 소개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일본의 요시모토흥업도 우리의 공연을 보고 감탄했고,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 코미디의 수준이 낮지 않다”고 자부심도 표했다. 이제규는 “코미디언의 사회적 책무는 사회적 갈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유튜브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어 굳이 오프라인 무대까지 설 필요가 없을 것 같지만, 이들의 무대 사랑은 대단했다. 이들은 “무대는 코미디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곽범은 “저희 다양한 부캐의 탄생은 공연장에서 만담을 하며 탄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도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하며 농담을 가다듬는 코미디의 R&D를 위한 장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명맥이 끊겨가는 스타 배출과 신인 양성의 역할도 수행해 나간다. 곽범은 “대학로 소극장부터 방송사 공채, 유튜버까지 모든 것을 경험한 사람으로서 앞으로 코미디언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중간 과정을 없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간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코미디클럽은 ‘SE’라는 브랜드의 공연을 통해 신인들을 발굴 중이다. 이재율은 “저희는 매뉴얼이나 지위, 연차 등의 제약 없이 각자가 갖고 있는 색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들의 오프라인 공연장 행보는 홍대에서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정 대표는 “지역을 바꿔가며 밸류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성수, 강남 등지에서도 저희의 코미디를 즐기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안에서 다양한 지역 스타들을 발굴해 부산까지도 오프라인 공연장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포부도 전했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