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은 지난 2년 동안 시장을 흔들었던 가장 큰 공포 요인인 인플레이션이 꽤 줄어들었지만 사라지지는 않은 시점에 도달했다. 비록 최근 미국의 물가 지표들이 예상을 웃돌기도 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위축시켰지만,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는 추세이고 시장은 여전히 금리인하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작년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주식시장을 호황으로 이끌었던 인공지능(AI) 기반의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 요인들을 고려해 앞으로의 경제 전망을 시나리오별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올해 가장 유력한 경제 전망은 성장이 둔화하지만 그럭저럭 경기 침체는 피해 가는 ‘머들 스루(Muddle Through)’ 시나리오다. 침체를 우려할 만큼 경제가 흔들리진 않더라도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미 작년 2분기부터 침체를 겪은 유럽은 올해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운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수요는 완만하지만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글로벌 공급망도 팬데믹 후유증에서 벗어나 수요와 균형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중앙은행들은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데 제한을 받고 있다. 노동 공급과 이민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고용 지표는 여전히 끈적하며 특히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불편할 만큼 높다.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로 인해 산업용 부동산이나 재무 상태 문제로 인한 은행의 신용 리스크 역시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만약 생성형AI 기술이 빠르게 여러 산업에 보급돼 전반적인 생산성 향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게 된다면 ‘신경제(New Economy)’라고 부를만한 새로운 시나리오가 펼쳐질 수 있다. 이럴 경우 로봇, 자율주행차, 노동력 증강, 헬스케어, 에너지 효율성 등에서 결실이 나타나고 신기술로 인한 생산성 가속화 덕분에 놀라운 성장세가 펼쳐질 것이다. 또 생산성이 향상되는 만큼 노동 비용의 효율성을 높여 견조한 임금 상승률 속에서도 인플레이션은 기존의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할 수 있다. .
반면에 AI혁명이 아닌 2차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경제는 올 상반기에도 견조한 모습이고 유럽이나 중국도 점점 탄력을 받는 가운데 소비자들은 팬데믹 기간에 줄였던 소비를 확대하면서 경제를 성장시키고 있다. 그로 인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뜨거운 노동시장과 느슨한 금융 여건으로 인해 4%대 이상으로 재반등 한다면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를 포기하고 오히려 전격적인 금리 인상까지 고려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