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2위' SK렌터카, 어피너티가 품는다 [시그널]

8500억 안팎에 우선협상자 선정
롯데 잇는 대형사…기업가치 3조
어피너티 3년만에 국내서 M&A
SK는 AI 등 신사업에 집중할 듯

SK렌터카 제주지점에서 전기차들이 충전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SK렌터카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8500억 원 안팎에 SK렌터카를 인수한다. 이번 SK렌터카 매각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체제의 포트폴리오 재편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이날 어피너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어피너티는 상세 실사를 진행한 뒤 상반기 중 본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SK네트웍스는 어피너티 측의 실사를 지원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중심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신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매각 주관사인 UBS가 진행한 예비입찰에 어피너티와 IMM프라이빗에쿼티(PE),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어피너티는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해 우협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별도의 본입찰 절차없이 우협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SK네트웍스는 지난 2019년 AJ렌터카 지분 42%를 3000억 원에 인수했고,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지난해 장내 공개매수 뒤 자진 상장폐지했다. 공개매수에는 총 1200억 원을 투입했다. SK렌터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028억 원으로 12.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8.3% 늘어난 1220억 원을 기록했다. SK네트웍스 연간 영업이익(2373억 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캐시카우다.


SK렌터카는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는 롯데렌탈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다. 회사가 보유 중인 부채 2조 원을 포함한 전체 기업가치는 3조 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SK그룹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렌터카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유동성 확보를 위한 SK발 매물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번 거래가 본입찰 절차 없이 속전속결로 진행되자 IB업계에서는 SK의 포트폴리오 조정 작업이 곧 본격화 될 것이란 관측도 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지난해 말 SK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신임 의장으로 선임된 뒤 계열사별 투자 내역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그룹 전체 포트폴리오 밑그림을 새롭게 그리는 한편 '투자' 중심이었던 경영 방향을 '매각'으로 틀면서 군살 빼기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투자전문 지주회사인 ㈜SK와 중간지주사 SK스퀘어 주도로 다양한 기업을 인수해왔지만 과감하게 펼쳐둔 포트폴리오사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반성의 분위기가 그룹 내 짙게 깔렸다. 실제 최 의장 부임 후 SK이노베이션과 SK온 등 주요 계열사들은 임원 자리를 줄이고 중복 사업 통·폐합도 진행한 바 있다.


한편에선 SK그룹이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분야는 매각하지 않고 재차 키워가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실제 5개월 넘게 추진해오던 SK케미칼의 제약사업부 매각은 지난 2월 계약 성사를 코앞에 두고 전격 철회된 바 있다.


지난 3년 여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별다른 활약이 없었던 어피너티는 이번 거래 완료 시 다시 한번 굵직한 트랙 레코드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OB맥주 신화를 쓴 적도 있지만, 지난 2021년 요기요 인수 뒤에는 잠잠했고, 최근에는 ‘와퍼 단종’ 마케팅으로 논란을 빚은 버거킹을 포트폴리오로 갖고 있다. 지난해 이상훈 대표 등 원년 멤버들이 대거 회사를 떠나 현재는 민병철 대표와 정익수 대표 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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