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49% 매각을 위한 적격예비인수후보(쇼트리스트)가 9개사로 추려졌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소수 지분 매각 주관사인 KDB산업은행 인수합병(M&A)컨설팅실과 UBS는 9개사에 쇼트리스트 선정 사실을 구두로 개별 통보했다. 어펄마캐피탈크레딧,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프라이빗에쿼티(PE), IMM 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PE·KB자산운용 등 국내와 해외 운용사가 쇼트리스트에 올랐다. 해외 운용사 한 곳은 싱가포르투자청(GIC)이다.
이번 쇼트리스트 선정은 지난달 6일 예비입찰 후 40여일 만에 나왔다. 통상 1~2주면 쇼트리스트가 확정되는 데 반해 2배 이상 지연된 셈이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별세하며 그룹 의사 결정에 시일이 소요됐다는 설명이다. 예비입찰 당시 IMM 3사(PE·인베스트·크레딧솔루션)·글랜우드크레딧·스틱인베스트먼트·어펄마캐피탈 등 6곳은 단독으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KB자산운용, 스톤브릿지·BNW인베스트먼트 등 2곳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매각 측은 다음 주부터 운용사 실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다음 주부터 약 2주 정도 매각 측에서 각 운용사의 인수 의사와 능력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며 “이후 약 4주간 실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대상은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49%(경영권 미포함)다. 희망 매각가는 약 500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가스사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세정에 쓰이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는 곳으로 생산량 기준 글로벌 점유율 3위 업체다.
다만 효성 측이 희망 매각가를 온전히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인수 측은 특수가스사업부의 순차입금 1800억 원을 떠안고 채권단과 협상 과정에서 효성화학의 채무를 연대 보증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석유화학 업계의 불황에 지난해 말 기준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부채는 총 3조 537억 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유동부채(1년 안에 갚아야 할 빚)가 2조 1474억 원으로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 6992억 원의 3.07배에 달한다. 자칫하면 현금 부족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내몰릴 수도 있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화학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934.6%로 2021년(522.1%), 2022년(2631.8%) 등 3년 연속 급증하고 있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으면 경영에 불안 요소가 높아지고 300%면 금융비용이 순이익을 깎아 먹는 상황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