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는 255개 국내 상장사의 올 정기 주주총회 안건 1608건을 분석한 결과 자사주 소각을 공시한 기업 수가 총 31곳으로 집계돼 전년 18곳 대비 72%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서스틴베스트는 분석대상 기업 중 특히 △KB금융(105560) △신한지주(055550) △하나금융지주(086790) △우리금융지주(316140) △JB금융지주(175330) △BNK금융지주 등 6개 금융지주사의 경우 주주환원율 평균은 2021년 26.5%에서 2023년 38.2%로 11.7%포인트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지주사들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안건을 상정한 상장기업 수는 총 34개로, 이 중 7개사는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들로부터 주주제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주주제안 안건 유형별 비중 가운데 '이사·감사 선임'(61개)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정관변경(22개)'와 '현금·주식 배당'(13개)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행동주의 펀드들이 발의한 주주제안은 대부분 '이사 선임'에 집중됐다고 집계했다. 이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투자전략이 배당 확대 같은 단기적 요구에서 벗어나 이사회 진입 등 경영참여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확대 시도라고 분석했다. 또 행동주의 펀드들이 다소 긴 호흡의 중장기 투자전략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정기주총에서 집중투표제도가 행동주의 펀드들의 성과 달성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기업 대상 집중투표제도 실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올 KT&G(033780), JB금융지주 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실시됐다. 이에 플래쉬라이트캐피탈, 얼라인파트너스 등 행동주의 펀드와 연합한 각사 2대주주들의 이사회 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다만 집중투표제 실시 과정에서 외국인 주주의 표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논란이 발생, 관련 제도 활성화에 앞서 세부 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외이사가 일반주주 관점에서 경영진을 견제‧감독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