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법학교수회 "합격률 50% 넘는 로스쿨 제도 전면 개혁해야"

서울 로스쿨은 수도권 대학 출신이 95% 차지해
특정 명문 로스쿨 변호사시험 합격자 독식현상 심화
사법시험 부활과 신사법시험 도입해야


사단법인 대학법학교수회가 17일 성명서를 내고 수도권 대학 출신 학생 중심의 로스쿨 제도를 전면 개혁하고, 사법시험 부활과 신사법시험 도입을 촉구했다.


대학법학교수회는 성명문을 통해 "수도권 대학 출신 학생이 95%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우회로 없는 한국식 로스쿨 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과거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던 독일이 그 시행을 24년 만에 폐기하고 '법학부 교육 중심 사법 시험제도'를 확립한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이들은 지난 16일 법무부가 발표한 제13회 변호사시험 합격자수가 1745명으로 2024년 로스쿨 졸업 응시자 기준 합격률이 75.65%에 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변호사시험은 공무원시험과 마찬가지로 공개경쟁시험인데도 불구하고, 합격률이 50% 이상 보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법학교수회는 "법무부는 2019년 응시자 대비 합격률을 50% 이상 인위적으로 상향 결정해 하향 추세의 곡선을 상향 추세로 돌려놓아 순리에 반하는 결정을 했다"며 "2020~2023년까지 그 비율을 53%로 더 상향시켜 그 기준에 반한 결정을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또 특정 명문 로스쿨의 변호사시험 합격자 독식현상은 더 심화됐고,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능력을 오히려 법조인조차 부정하는 심각한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법학교수회는 "지방 로스쿨은 죽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많은 돈이 없으면 입학조차 할 수 없고 입학시험 성적이 자의적으로 결정되는 것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평등권을 침해하며 특정계층에 대한 특혜를 조장하는 역기능을 양산한 결과를 낳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식 로스쿨 제도는 로스쿨을 졸업해야만 변호사가 될 수 있는 전세계에서 유일한 독점적 구조의 기형적인 제도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며 전격적으로 로스쿨 제도를 도입했던 독일이 그 시행 14년만에 이를 완전히 폐기하고 '법학부 교육을 통한 사법시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도 응시할 수 있는 신사법시험을 도입하는 등 사법시험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사법시험은 변호사시험에 대응해 전문적인 사법관을 선발하는 공직시험의 역할을 할 수 있고, 변호사시험에 최종 탈락한 로스쿨 졸업생들에게도 응시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법학교수회는 "별도의 2가지 시험을 실시해 공직 사법관과 자유직 변호사를 따로 뽑으면 양자의 유착으로 인한 사법비리를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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