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마을 살려낸 계촌클래식축제 "10주년 맞아 세계로"

현대차정몽구재단·평창군·한국예술종합학교 협력
올해 백건우·조성진·사무엘 윤 등 공연 무료 개최

17일 서울 중구 명동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제10회 계촌클래식축제 기자간담회. 사진 제공=현대차정몽구재단

‘음악의 힘’으로 폐교 위기를 이겨낸 한 산골 마을이 있다. 강원도 평창군 계촌마을의 계촌초등학교가 주인공이다. 2009년 폐교를 막기 위해 전교생이 참여하는 계촌별빛오케스트라가 창단됐고, 계촌중학교에도 오케스트라가 만들어졌다. 2015년 현대차정몽구재단의 ‘예술마을 프로젝트’는 계촌마을을 프로젝트 대상으로 선정했고, 그 해부터 10년째 계촌클래식축제가 열리고 있다.


17일 서울 중구 명동 온드림소사이어티에서 열린 기나간담회에서 이동연 총감독은 “주민들과 함께 클래식 축제를 만드는 것은 도전이었다”며 “주민들 덕분에 10년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축제 덕에 마을에 클래식 공원도 생기고 공연장도 생기는 등 활기가 생기고 있다.


재단 장학생이기도 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2022년 축제에 참여하며 축제는 더욱 유명해졌다. 최재호 현대차정몽구재단 사무총장은 “임윤찬의 팬 수천명이 찾아줘 클래식 대표 축제가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계촌클래식축제는 모든 시민이 자연과 함께 하는 야외 클래식 축제를 표방한다. 이 총감독은 “클래식 마을로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클래식 카페, 책방, 아카이브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촌초등학교 전교회장이자 오케스트라에서 제1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정찬율 군은 “계촌은 사교육도 왕따도 없는 특별한 곳”이라며 “도시에서 왔지만 도시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올해 축제는 다음달 31일부터 5월 2일까지 열린다. 31일은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계촌별빛오케스트라의 무대가 펼쳐진다. 1일은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크누아 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연주곡을 연주하고 베이스바리톤 사무엘 윤과 소프라노 박소영이 파크 콘서트 무대에 선다. 2일에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김선욱이 지휘하는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무대를 만날 수 있다.


10주년을 맞아 축제는 세계로도 나아간다. 이 총감독은 “영국 BBC 프롬스, 독일 발트뷔네와 스위스 루체른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가 될 것”이라며 “미국 버지니아주 샬럿츠빌 등 계촌마을과 유사한 해외지역 및 축제와 협력도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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