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단백질 마시멜로, 비건 쌀과자…'달디달고 달디단' 비건 디저트가 대세

코리아 비건페어 2024, 보다 다양해진 식물성 재료 등장
쿰쿰한 냄새 없앤 청국장 아사이볼 등 'K-디저트' 약진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내 대표 비건산업 전시회인 ‘코리아 비건페어 2024’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망고 객원에디터가 부푼 마음을 안고 들렀죠. 떠오르는 디저트 강국답게 이번 비건페어에서는 비건 디저트를 선보였습니다. 고소하고 달달한 냄새에 이끌려 갔더니 부스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북적했습니다.



비건 마시멜로 쿠키

먼저 베이커리입니다. 이로운제과의 ‘비건 마시멜로’ 쿠키, 고소한 쿠키 위의 폭신한 마시멜로가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마시멜로는 원래 돼지에서 추출한 젤라틴으로 쫀득한 식감을 내는데, 이로운제과의 마시멜로는 콩단백질을 이용해서 만들었다고 해요. 한 입 물자 쪽 늘어나는 마시멜로는 콩으로 만들었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쫀득했어요. ‘단쓴(달고 쓴)’ 조합의 원조인 티라미수의 비건 버전도 있었습니다. 치즈리프의 ‘비건 티라미수’는 에스프레소에 푹 담근 현미빵 위에 마스카포네 치즈 대신 캐슈 추출물과 코코넛 오일로 만든 크림을 얹었어요. 식물성 크림인데도 진짜 마스카포네 치즈 못지않게 풍미가 깊고 부드러웠어요. 락토프리라서 비건 용사님뿐만 아니라 유제품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에게도 추천 드려요.



청국장 아사이볼(왼쪽)과 끄레델리

‘K-비건 디저트'의 약진도 눈에 띄었습니다. 전통 발효 음식인 청국장으로 만든 바이오청국장의 ‘청국장 아사이볼’이 대표적. 아사이볼은 아사이베리 파우더를 요거트 등에 섞어서 과일이나 곡물 토핑을 올려 먹는 하와이풍 디저트(그치만 개발된 건 브라질이란 사실…!)예요. 청국장 아사이볼은 아사이베리 파우더 대신 청국장 가루를 두유 요거트와 섞고, 그 위에 과일과 그래놀라를 올렸어요. 상큼한 과일과 쿰쿰한 청국장의 조합이라니. 도저히 좋은 쪽으로 상상이 되지 않았는데요. 실제로 맛봤더니 청국장하면 떠오르는 쿰쿰한 냄새는 하나도 나지 않았습니다. 제어 발효를 통해 냄새를 생성하는 균은 제거하고 나머지 필요한 균만 살린 덕분이라고 합니다.


현미쌀과자로 만든 비건 디저트인 데코리아의 ‘끄레델리’도 있었습니다. 국산 현미쌀로 만든 반죽을 프랑스 천일염으로 바삭하게 구운 뒤, 프랑스 유명 초콜릿 브랜드인 발로나의 비건 초콜릿을 발랐어요. 튀기지 않아서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열량도 70칼로리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다이어트 중 단 것이 절실하다면 비건 쌀과자로 걱정을 덜어볼 수 있겠어요.



비건 인증을 받은 꽃 에이드(왼쪽)와 와인

이어지는 시식에 슬슬 목이 막혀올 때쯤, 비건 음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유제품을 제외한 음료는 전부 비건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아닙니다. 식품 제조 과정에서 식물성 원료만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원료 가공 과정과 제조 과정에서도 동물성은 금지입니다. 심지어 동물성 식품을 조리하던 조리대를 이용한 경우에도 비건 인증을 받을 수 없어요. 비건페어에서는 물론 비건 인증을 받은 ‘진짜’ 비건 음료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알록달록 눈이 즐거운 ‘꽃 에이드’. 우리꽃연구소가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 꽃으로 제조한 코디얼(농축주스)를 사용했다고 해요. 향긋하고 달달한 코디얼이 톡 쏘는 탄산수와 잘 어울렸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음료인 ‘비건 와인’ 빠질 수 없습니다. 와인은 알코올 발효로 마친 원료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젤라틴, 생선 부레 같은 동물성 재료를 청징제로 사용하는데요. 비건 와인은 벤토나이트(점토), 숯 등 식물성 청징제를 사용해서 만듭니다. 디저트 한입에 비건 음료 한 모금 마시면 절대로 질리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오늘 소개한 제품들은 매장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각 브랜드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왜 세상 다양한 음식을 놔두고 비건식에 관심을 가져야 하냐고요? 비건식은 수많은 동물을 구할뿐만 아니라, 축산업의 어마어마한 탄소배출(전세계 탄소배출의 18%)을 줄일 대안이에요요. 고기 1kg당 탄소배출량은 소고기가 99.48kg, 새우는 26.87kg, 돼지고기는 12.31kg, 닭 등 가금류는 9.87kg이나 됩니다. 참고로 쌀은 4.45kg, 콩은 0.98kg, 바나나는 0.86kg(출처는 여기). 그런 의미에서, 조만간 당 떨어질 때 비건 디저트에 도전해보시길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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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돼 있습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제로웨이스트·동물권·플라스틱프리·비건·기후변화 등 다양한 소식을 e메일로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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