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세게 닫는다며 이웃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 받았다. 피해가족들은 형량이 적다며 울분을 터트렸다.
18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성만)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0년과 보호관찰 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28일 오후 4시 40분께 경남 사천시 사천읍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술에 취한 채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던 윗집 주민인 3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술에 취한 채 차량을 이용해 인근 고성군으로 도주했으나 2시간 만에 추격하던 경찰차를 들이받은 뒤에야 검거됐다.
사건 당일 A씨는 계단에서 B씨를 마주치자 층간소음 문제로 항의했고, B씨와 다투던 중 화가 나 집에서 흉기를 들고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흉기를 이용해 참혹한 범죄를 저질렀고 폭행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엄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30년·위치추적기 20년 부착·보호관찰 5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살인은 절대적 가치를 지닌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이자 피해를 회복할 수 없는 중대 범죄다. 또 유족들은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고,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며 “피고의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범행 이후 술이 취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해 도주했고, 피고를 검거하는 순찰차를 들이받는 사고까지 냈다. 피고의 차량을 멈추지 않았다면 추가 인명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장을 찾은 유족들은 선고 직후 눈물을 보이며 형량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들은 “사람을 죽였는데 왜 20년 밖에 선고 안 하는지 모르겠다”며 “입장을 바꿔 생각해봐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라고 하는 것이냐”고 울분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