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中 철강 관세 인상 지시했지만…"한국 영향은 제한적"

한미 철강 '쿼터제' 운영
"할당량 다 채우고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스크랜턴 문화센터에서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인상하도록 지시하면서 국내 철강사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국산 미국 수출량은 ‘쿼터제’가 적용되는 등 할당량이 정해져 있고, 중국산 미국 수출량 자체도 많지 않은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내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관세 조치가 한국의 철강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관세 폭탄을 맞는다고 해도 국내 철강사들의 수출량이 증가한다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미국과 우리나라는 철강 무역에 있어 쿼터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수출 할당량을 대부분 채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쿼터제란 한 나라가 다른 나라와 특정 상품을 수출입할 때 총량과 할당량 등 범위를 정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한국은 2018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철강업계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물량을 제한하는 조치인 ‘철강 232조’를 적용하자 고율 관세 대신 ‘쿼터 축소’ 전략을 택했다.따라서 현재 우리나라는 대(對)미 철강 수출 263만 톤에 대해서만 무관세를 적용받고 있다. 이로 인해 2015∼2017년 연평균 383만 톤이던 한국산 철강의 미국 수출량은 2021년 200만 톤대로 축소되기도 했다.


미국 철강 수요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축소되고 있는 점도 제한적 영향의 근거 중 하나다. 미국의 중국산 철강 수입량은 2014년 300만 톤에 육박했지만 지난해에는 60만 톤까지 줄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관세가 인상돼도 미국 철강 수요의 0.6% 정도에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알루미늄 수입량 역시 약 20만 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3.7%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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