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참패 예견된 결과…위기감 못 느끼는 게 진짜 위기"

與 수도권 의원들 쓴소리 쏟아져
윤상현 “영남권당이 구조적 원인”
김용태 “공정성에 대한 신뢰 깨져”
전당대회 룰 놓고도 의견 엇갈려

김용태(왼쪽부터) 국민의힘 당선인과 윤상현 의원,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토론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민의힘의 수도권 당선인들 사이에서 “총선 참패는 예견된 결과”라며 “여전히 당이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게 진짜 위기”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르면 6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예정된 가운데 룰 개정을 놓고 수도권과 영남권 의원들 사이의 신경전도 본격화하고 있다.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를 열고 “집권 여당 사상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참패를 했지만 사실 예견된 결과”라며 “지난해 여름부터 수도권 위기론을 계속 말해왔지만 당 지도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192석을 야권에 갖다 바쳤는데도 위기인 것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위기가 위기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지금 당의 위기”고 꼬집었다.


토론에 참석한 김용태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총선 참패의 원인은 공정함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스스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가치를 되살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지금은 처절한 반성을 토대로 총선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며 “특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른 낙선자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기 지도부는 영남당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수도권에서 배출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 의원은 “영남권 중심 당이 되면서 공천에 목매고 아무도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 쓴소리하지 못하는 게 구조적 원인”이라고 지적했고 김재섭 당선인은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지도부만큼은 수도권 중심으로 재편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의 룰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 또한 제기됐다. 김재섭 당선인은 “전당대회가 우리끼리의 잔치가 되지 않으려면 현재 100% 당원 룰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고 윤 의원도 ‘당심 75%, 민심 25%’로의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4선의 김태호(경남 양산을)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표는 당심으로 뽑는 게 맞다”며 현행 ‘당원 투표 100%’ 유지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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