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처음으로 세계 10대 항구서 밀려나…부산항 순위권

10곳 중 6곳 칭다오·선전 등 中 항구
홍콩항, 중국항들과 경쟁서 밀려나
美 LA항·두바이 제벨알리항 등 올라

사진=이미지투데이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붐볐던 홍콩항이 지난해 물동량 감소로 처음으로 ‘세계 10대 항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8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항은 해운조사업체 알파라이너가 집계하는 ‘가장 붐비는 30대 항구 순위’에서 11위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항은 2010년 싱가포르항을 추월한 이후 지난해까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10위권 중 무려 6곳이 상하이·닝보·칭다오·선전·광저우·톈진 등 중국 내 항구였다. 이밖에 한국의 부산항과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항이 자리를 지켰다. 두바이의 제벨 알리항은 이번에 홍콩항을 밀어내고 10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알파라이너는 “홍콩 업체들이 중국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리면서 홍콩항을 통하는 선적량이 7년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홍콩항의 지난해 물동량은 전년 대비 14.1% 감소한 1430만 TEU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1830만 TEU)와 비교하면 21.6%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상하이항의 물동량은 지난해 4916만 TEU로 전년과 2019년 대비 각각 3.9%, 13.5% 늘어났다.


중국의 다른 항구에서도 물동량은 큰폭으로 증가했다. 3위를 차지한 닝보항의 물동량은 2019년과 비교해 28.2% 늘었다. 4위인 칭다오항의 물동량은 같은 기간 42.8% 급증해 10위권 항구 중 가장 크게 성장했다. 시옹 하오 상하이점프인터내셔널해운의 부총지배인은 “더 많은 국제 해운사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상하이와 선전 등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나르기를 선호하면서 (중국) 본토에 기반을 둔 항구에 비해 홍콩항의 역할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의 항구들이 가격과 편리성 측면에서 훨씬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홍콩항이 물동량을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 화물의 양이 아닌 질적 가치가 초점을 두고 친환경 기술 등을 활용해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알파라이너는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항구로 네덜란드항을 꼽았다. 13위를 차지한 네덜란드항의 지난해 물동량은 전년 대비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라이너는 “네덜란드항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화물에서 거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