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는 태국·네이버는 사우디로…IT 기업 '글로벌 러시'

아프리카TV, 태국 법인 리브랜딩…동남아 공략
인원 3배 늘리고 글로벌부문장 법인장으로 선임
안랩·네이버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제2의 중동 붐'
수익성 다각화해 실적 개선…정부 지원도 절실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올 들어 해외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 기업과의 합작 법인을 세우는 등 국외에서 새 기회를 찾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현지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1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아프리카TV(067160)는 최근 태국 법인에 대한 리브랜딩을 완료했다. 과거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에서 e스포츠 사업을 이끌던 최영우 글로벌사업부문장을 법인장으로 선임한 가운데 기존 10명 안팎이던 인원도 30명가량으로 늘렸다. 아프리카TV는 태국을 비롯해 일본·홍콩·북미 등에 해외 법인을 두고 있는데 현재 리브랜딩을 완료한 해외 법인은 태국이 유일하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숲(SOOP)으로 변경한 아프리카TV는 태국 법인을 거점으로 삼아 본격적인 동남아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태국 법인이 해외 사업 본부 역할을 할 것”이라며 “회사 전반의 글로벌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최 부문장을 법인장으로 선임한 것도 그만큼 태국 법인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달 일본 도쿄에 법인을 설립하고 ‘일본통’으로 불리는 백영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메가포트 부문 대표를 법인장으로 선임했다. 스마일게이트는 지식재산권(IP) 강국인 일본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퍼블리싱하겠다는 목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네옴시티 건설을 비롯해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면서 건설업계를 중심으로 ‘제2의 중동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거나 현지 법인을 설립할 계획을 세우는 IT 업체들도 늘고 있다. 안랩(053800)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기업 사이트(SITE)와 손을 잡고 올해 상반기 안으로 JV 설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강석균 안랩 대표는 “이번 JV 설립으로 안랩의 보안·클라우드 솔루션의 사업 범위를 중동·북아프리카 지역까지 확대해나가겠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일찍부터 중동에 공을 들이고 있는 네이버도 올해 안으로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대표가 현지법인 대표를 겸임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채 대표는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1억 달러(약 1385억 원)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사업을 수주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연내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올 초 “혈당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국내에 출시한 후 일본·미국을 타깃으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며 “현재 지역별 파트너와 논의를 진행 중이며 연내 해외 사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4’ 행사에 참석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주요 IT 기업들이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수익원 다변화를 통해 실적 개선을 꾀하기 위해서다. 아프리카TV가 해외 진출의 거점으로 점찍은 태국의 경우 최근 e스포츠를 포함한 게임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 중이어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안랩이 진출하려는 중동 지역은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사이버 보안 등 IT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자리매김했다.


IT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실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규모를 갖춘 대기업에게도 해외 법인 설립은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들의 현지 시장 안착을 돕고 스타트업들의 동반 진출도 지원하면 우리나라의 IT 생태계를 해외에 수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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