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논란 불편하지 않게"…'종말의 바보', 오랜 기다림 끝 공개(종합) [SE★현장]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출연하는 '종말의 바보'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공개 예정이었던 작품은 유아인 이슈로 인해 올해 공개하게 됐다. 이야기 전개상 유아인 통편집은 불가능했지만, 불편함을 주지 않기 위해 재편집했다는 작품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종말의 바보'는 지구와 소행성 충돌까지 D-200, 눈앞에 닥친 종말에 아수라장이 된 세상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함께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종말 이후 재난에 가까운 모습을 그린 여타 작품들과 달리, 종말을 앞둔 한국 사회의 이면과 피할 수 없는 종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인간수업', '마이 네임' 등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과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를 집필한 정성주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일본 작가 이사카 코타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종말의 바보'에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유아인이 출연한다. 유아인은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미용 시술의 수면 마취를 빙자해 181차례에 걸쳐 프로포폴, 미다졸람, 케타민, 레미마졸람 등 총 4종의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종말의 바보'는 사전 제작 작품으로 유아인 통편집이나 배우 교체를 할 수 없었다. 이에 넷플릭스는 작품의 흐름을 최대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재편집과 후반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초반에 3부 정도 편집을 했을 때 유아인 이슈가 불거졌다. 초반 상황은 복잡하지 않아서 지나가겠거니 싶어서 계속 편집을 했다"며 "유아인 이슈로 시청자가 불편해 하지 않도록 최소화해야 됐다. 내 시간과 힘은 더 들었지만, 편집을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아인이 맡은 이 인물을 빼고 가기엔, 극중 4명의 친구라는 축이 있다. 그래서 완전히 들어낼 순 없었다"며 "모두 납득시킬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했다. 스토리텔링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아인 분량이 일부 조정됐고, 필요한 부분은 썼다"고 강조했다. 유아인에 대해서는 "작품을 하기 전에 전화로 긴 시간을 대화했다. 선문답 같은 걸 하기도 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유아인이 나를 파악하려고 하는 시간도 있었다. 그러면서 '이 배우가 급수가 좀 높구나' 싶었고, 이 배우와 작품을 하려면 나도 준비를 많이 해야된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연합뉴스

김 감독은 "원작과 정 작가의 글을 받았을 때, 독특한 디스토피아물이라고 생각했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이야기가 생존을 위한 투쟁보다' 종말을 맞았을 때 어떻게 살 거야?'라고 묻는 작품이라 욕심이 나더라"며 "캐릭터를 보면서 내 모습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잘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존 보다 다른 점에 초점을 맞췄는데, 다른 공감을 얻을 것 같다. 공개되고 나면 다양한 반응이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소설을 시리즈화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기획은 제작사와 넷플릭스, 정 작가가 참여했다. 원작은 지구 전체가 멸망하는 이야기에 가까웠는데, 시리즈는 한국 혹은 한중일이 가장 크게 피해 입는 이야기더라"며 "작가님이 '다 죽으면 드라마가 될까?'라고 하더라. 이 대답 속에 여러 가지가 들어 있다고 생각했고, 잘 따라가다 보면 보일 것 같다는 기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본을 따라가면서 열심히 찾으며 연출했다. 원작을 아주 훌륭하게 비틀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종말의 바보'와 디스토피아물의 차별점을 밝혔다. 그는 "히어로물이 아닌 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영웅"이라며 "도망가지 못한, 혹은 도망가지 않은 선택을 한 사람의 이야기다. 지구를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는 많이 봤을 텐데, 이 작품은 스스로를 구원하거나 끝까지 주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어 "그 자체로 뜻깊고 가지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닌 행동"이라며 "소소한 것 같지만 마음에서 큰 영웅들이 나온다"고 했다.


'종말의 바보'라는 제목의 뜻은 철학적이었다. 김 감독은 "드라마가 원작의 기획을 비틀었지만, 비슷한 이야기다. 어느 날 죽는다는 걸 알게 되는 건데, 그 시간까지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남은 시간 동안 뭘 해야 될지 고민한다"며 "4살짜리 아이부터 80 넘은 노인까지 나온다. 그분들 모두에게 남은 시간은 똑같이 가치 있고, 스스로에게는 축복받은 시간을 수 있다는 메시지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도망 못갔다고 생각하면 바보 같기도 한데, 한편으로 우리 마음이 원래 어떤건지 알려준다"며 "종말의 천재 같은 작품이다. 내가 한 작품 중 가장 철학적"이라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연합뉴스

배우들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안은진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혼란의 상황들이 어렵게 지나가더라. 마지막 엔딩 장면이 인상 깊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며 "그 울림에 이끌렸다. 그 울림을 오롯이 느끼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와 달라"고 했다. 전성우는 "종말을 앞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이 나타난다. 그 지점을 담고 있는 대본이라 매력적으로 느껴졌다"며 "우리의 정서가 담긴,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이라고 꼽았다. 김윤혜는 "혼란스럽고 처절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보편적인 사람의 이야기가 공존하는 게 매력적이었다. 모든 캐릭터들이 입체적이어서 대본을 봤을 때 정말 하고 싶었다"고 했다.


안은진은 위험에 빠진 아이들을 지키는 중학교 교사 진세경 역을 맡았다. 그는 "진세경은 종말을 앞둔 상황에서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있다. 미묘하게 변하는 인물"이라며 "때로는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을 끼치긴 하지만, 아이들을 지켜야 되는 마음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작품을 하면서 상상을 많이 했다. 내가 살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은데, 진세경에게는 아이들에 대한 마음이 크다"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종말의 바보'(극본 정성주/연출 김진민)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 전성우, 김윤혜가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 사진=연합뉴스

전성우는 마음이 불안한 신도들을 보살피는 신부 우성재로 분한다. 그는 "종말을 앞둔 상황에서 신념을 갖고 있는 신부다. 교구와 성도를 끝까지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고 말했다.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절제를 해야되나 싶었다. 그런데 문득 '틀에 갇힌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실제 신부님을 뵙고 그분들의 생활을 조사했다. 평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보고, 내 걸로 입혀서 신부님처럼 보일 수 있게 노력했다"고 말했다.


보급 수송과 치안 유지를 책임지는 전투근무지원대대 중대장 강인아를 연기하는 김윤혜는 "강인아는 우직하고 묵직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사랑하는 친구 진세경을 지키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강단 있는 모습이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군인 역을 맡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경례 연습을 많이 했다. 헤어스타일에서 묵직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쉽게 도전할 수 없었던 투블럭 컷을 했다"며 "내가 군대를 경험하지 못해서 자료나 다큐를 많이 찾아봤다"고 했다. 오는 26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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