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국정원)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마약 공급 총책이 캄보디아에서 당국의 공조로 검거됐다고 밝혔다.

19일 국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발생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필로폰 공급 총책 중국인 A(38)씨가 지난달 16일 검거됐다. A씨는 마약음료를 제조·유통한 일당에게 필로폰 원료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다.

국정원은 마약음료 사건을 수사하던 지난 1월 필로폰 4㎏을 여행 가방에 숨겨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중국인 B(34)씨를 적발해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A씨가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공급 총책이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포착했다.

이에 국정원은 검찰과 경찰, 캄보디아 경찰과 공조해 A씨 검거에 나섰고 지난달 소재를 확인한 후 당국 경찰의 도움으로 체포에 성공했다.

검거 당시 A씨의 은신처에서는 700g이 넘는 필로폰이 발견됐다. 2만3000여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중에는 푸른색으로 인공착색된 신종 필로폰도 대량 포함됐다. A씨는 이중 상당량을 한국에 공급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은 지난해 4월 강남 학원가 일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이 학생들을 상대로 ‘집중력 강화 음료’ 무료 시음행사를 빙자해 필로폰을 넣은 음료를 마시게 한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100ml 용량에 필로폰 0.1g이 함유된 마약음료를 제조해 학생 8명과 학부모 1명 등 9명에게 총 8병을 마시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 학부모 6명이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협박을 당했다.

마약음료 사건을 지휘한 총책 이모(27)씨는 지난해 5월 중국 지린성에서 공안에 의해 검거돼 지난해 12월 국내로 강제 송환됐다. 이후 지난 1월 마약류관리법 위반(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27)씨는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37)씨는 징역 10년, 보이스피싱 관리책 김모(40)씨는 징역 8년, 보이스피싱 조직 모집책 이모(42)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