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넥스트도어의 예견된 인기…중요한 건 역시 '음악'이다 [허지영의 케해석]

'지코 보이그룹' 이름 알려
자체 프로듀싱으로 정체성 확립
'숏폼'으로 K팝 소비층 공략


주목할만한 케이팝 아티스트, 가요 담당 허지영 기자가 케-해석 해봤습니다!



보이넥스트도어 미니 2집 '하우' 콘셉트 포토 / 사진=KOZ엔터테인먼트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BOYNEXTDOOR)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보이넥스트 도어는 지난 16일 미니 2집 '하우(HOW?)로 컴백했다. 앨범은 데뷔 싱글부터 보이넥스트도어가 이어온 '첫사랑 이야기 3부작'을 매듭짓는 앨범으로, 첫사랑의 설렘을 노래한 데뷔 싱글 '후(WHO!)'와 첫 이별의 상처를 그린 미니 1집 '와이(WHY..)' 중간의 이야기를 그린다. 타이틀곡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arth, Wind & Fire)'는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자연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에 요동치는 감정을 노래한 곡이다.



보이넥스트도어 미니 2집 '하우' 콘셉트 포토 /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이들은 앞서 앨범 선주문량에서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컴백을 사흘 앞둔 12일 오전 기준 신보 판매량은 약 57만 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발매한 전작 '와이(WHY..)'의 선주문량보다 40%가량 증가한 수치로, 이들의 급상승한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발매 당일에는 타이틀곡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Earth, Wind & Fire)'가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인 멜론 '톱 100' 차트에 진입했는데, 이 역시 그룹 최초다. 한터차트에 따르면 신보 역시 약 39만 장 팔리며 이날 피지컬 앨범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보이넥스트도어 미니 2집 '하우' 콘셉트 포토 / 사진=KOZ엔터테인먼트

보이넥스트도어는 지난해 5월 30일 데뷔해 곧 1주년을 맞는 신예 보이그룹이다. 하이브 레이블즈이자 가수 지코가 진두지휘하는 소속사 KOZ엔터테인먼트의 1호 아이돌이기도 하다. 데뷔 당시 지코의 출중한 프로듀싱 실력과 함께 멤버들이 직접 곡 작업에 참여한다는 실력을 내세워 홍보했다. 실제로 리더 명재현, 태산, 운학 등이 데뷔곡 '돌아버리겠다', '원 앤 온리(One and Only)' '세레나데' 등 음반에 수록된 세 곡 모두 작곡·작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차기작 '뭣 같아'와 신보 '어스 윈드 앤드 파이어' 곡 작업에도 참여했다.


지코의 프로듀싱을 길잡이 삼아 멤버들의 통통 튀는 재능은 빛을 발하고 있다. 보이넥스트도어의 노래에서는 이들이 지향하는 음악색과 정체성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친근한 옆집 소년들'이라는 그룹의 이미지 콘셉트처럼 이들은 자연스러운 일상어를 활용해 재치 있는 가사말을 쓴다. 데뷔곡 '돌아버리겠다'와 차기작 '뭣 같아'는 K팝 팬덤 사이에서 제목만으로도 화제가 된바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꾸밈 없는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아이돌로 호평받는 이유는 멤버들의 음악에 대한 열정과 높은 참여도에 기인한다.



보이넥스트도어 미니 2집 '하우' 콘셉트 포토 / 사진=KOZ엔터테인먼트

이번 신보에서도 보이넥스트도어의 일관된 음악색과 콘셉트가 잘 드러난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서 '키치 코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 소속사에 따르면 '키치코어'는 키치(Kitsch)와 자연스러운 멋을 의미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로, '옆집 소년들'다운 친근함에 키치한 감성을 더한 보이넥스트도어만의 위트를 일컫는다. 몽환적인 그래픽 효과, 하이퍼 팝(Hyper pop) 요소가 가미된 배경 음악, 빠른 호흡의 연출 등 최근 K팝에 유행하는 영상미에 보이넥스트도어가 쌓아온 친근한 이미지를 결합하겠다는 목표다.


그룹은 K팝 소비층의 니즈를 파악한 콘텐츠도 적극 활용했다. 신보 프로모션으로 숏폼을 적극 활용한 것. 지난달 공식 SNS 채널에는 4~10초 분량의 짧은 숏폼 영상이 다수 게재됐는데,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돌아가며 미니 2집의 주제와 제목에 대해 짧은 스포일러를 남겼다. 멤버들의 익살맞은 행동과 상황극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유머 코드를 노린 것이다.



보이넥스트도어 'Guess the Track' 영상 갈무리 / 사진=KOZ엔터테인먼트

보이넥스트도어의 성장세는 전작 '뭣 같아'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미니 1집 '와이'는 발매 당시 초동(발매 후 첫 일주일간 판매량) 약 44만 장을 기록하며 전작인 데뷔 싱글 '후'보다 4배가량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들은 '뭣 같아'로 음악 방송에서 2관왕에 올랐으며 '믿보넥(믿고 보는 보이넥스트도어)'라는 수식어도 이때 탄생했다. 아이돌은 한번 시작된 상승세를 이어 가려면 차기 앨범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기 앨범이 실망스럽다면 팬덤 유입도 일시적 현상으로 끝나 버린다.


그러나 보이넥스트도어는 신작 '하우'로 유입된 팬덤을 꽉 잡는 데 성공했다. 전작 대비 초동 40% 상승, 멜론 '톱 100' 진입에 이어 일본 오리콘에서도 '데일리 앨범 랭킹' 1위에 올랐다(발매 첫날 4월 16일 기준). 이들의 무기는 데뷔 때부터 탄탄히 쌓아온 서사와 일관되게 전개한 음악성, 이에 따라 선명히 빛나는 그룹의 정체성이다. 보이넥스트도어는 아이돌에게 있어 퍼포먼스, 비주얼도 중요하지만 '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한 그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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