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개혁을 위해 열린 숙의토론회에서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사이의 관계를 두고 기초연금의 보장성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소득안정론과 기초연금 보장 범위를 축소해 빈곤 노인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재정안정론이 팽팽히 맞섰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연금공론화위원회는 20일 전문가 및 500명의 시민 대표단을 초청해 세번째 연금 개혁 숙의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KBS를 통해 생중계됐다. 앞서 13·14일 두 차례 진행된 숙의 토론회는 21일까지 진행된다. 연금공론화위는 숙의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국회에 연금개혁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소득안정론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현재 노인빈곤을 해결하기에 국민연금의 평균 수령액과 기초연금 수준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재정안정론은 노인 수 증가 속도와 앞으로 노인이 될 세대의 소득 수준을 고려하면 기초연금 보장범위를 축소하면서 저소득 노인에 대한 기초연금 지급액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맞섰다.
소득안정론을 대표해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부분 노인들이 받는 국민연금 수령액은 60만 원 이하”라며 “기초연금이라도 올려야하지만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하면) 이 이상으로 기초연금을 올리기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기초연금 지출 부담을 줄이고 싶으면 일단 국민연금 보장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선진국들도 노인 빈곤을 10% 수준으로 낮추고 나서야 이와 유사한 개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국민연금액은 (개혁에 나서기에) 너무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당 기간 동안 기초연금이 공적연금의 급여 수준을 넓게 보완해주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기초연금 받는 노인을 줄이자는 주장의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더해 주 교수는 “빈곤한 노인에게는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에 더해) 주거수당과 같은 별도의 소득보장을 추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재정안정론 측 발제자로 나선 김수원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기초연금 수급 기준이 급격히 인상됐다는 점을 부각하며 정말 필요한 노인에게 지원을 집중하자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노인 숫자가 세계에서 유없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7년 전에 500만 명을 넘어 이제는 1000만 명 가까이 된다”며 “기초연금을 받는 소득 하위 70% 노인의 수도 지금 거의 650만 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초연금 선정기준도 그만큼 빠르게 올랐다”며 “17년 전 68만 원 대였는데 이제는 213만 원이 지급 기준”이라고 부연했다. 기초연금 수급자의 수와 수급기준이 급격히 확대됐다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기초연금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노인 빈곤율 해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런데 정작 기초연금액이 충분치 않아 노인 빈곤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따라서 필요한 분들에게 연금을 더 드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다행히 앞으로 노인이 되는 세대는 이전에 비해 학력 수준도 높고 소득자산 수준도 높다”며 기초연금 보장 범위를 줄이고 하위 소득 계층에 집중해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