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중동 사태와 미국의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으로 출렁인 가운데 지난 20일 호재로 꼽히는 반감기를 맞으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세 차례 반감기의 경우 예외없이 상승장을 맞았지만 이번 반감기의 경우 이미 기대감이 대폭 반영돼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20일 비트코인 반감기가 완료됐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 주기로 돌아오며 이번이 네 번째다. 비트코인은 1개의 블록(채굴 단위)을 채굴할 때마다 보상으로 주어지는데, 21만 개 블록이 채굴된 이후에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반감기가 완료되면서 비트코인 공급량은 하루 약 900개에서 450개로 줄어들게 됐다. 비트코인의 전체 공급량은 2100만개로 정해져 있으며 현재까지 약 1950만개가 채굴됐다.
반감기 직후 시세 변동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6만 5000달러 대를 넘어서기도 했지만 6만 3000달러대에서 소폭 오르내리는 모습이다. 원화의 경우 업비트 기준으로 9200만 원대와 9400만 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반감기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꽤 안정적"(fairly stable)이라고 전했으며 AP 통신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됐다"고 진단했다.
통상 비트코인은 반감기를 전후로 공급 감소에 따른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상승장이 이어지고는 했다. 실제 과거 반감기 이후 6개월 상승률을 살펴보면 △1차 반감기 942% △2차 반감기 39% △3차 반감기 8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반감기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상승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 폭은 과거 반감기보다 덜할 것이라는 게 시각도 적지 않다. 이번 반감기의 경우 이미 상당한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주장이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에 이미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며 "반감기 후 가격 인상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발생한 중동 사태와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들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습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6만 7000달러대에서 6만달러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이어 17일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전망까지 나오며 약 50일 만에 6만 달러 아래까지 추락했다.
AP 통신은 "모든 시선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쏠려 있다"면서도 "가상화폐가 불안정한 것처럼 미래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