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홀 남기고…최은우 '극적 뒤집기'

■KLPGA 넥센 마스터즈 '와이어 투 와이어'로 2연패
17번홀 2m 버디로 선두 탈환
파퍼트 놓친 정윤지와 뒤바껴
갤러리 맞고 샷 살리는 행운도
장타퀸 윤이나는 4오버 마무리

KLPGA 넥센·세인트나인 마즈터즈 우승을 차지한 최은우. 사진 제공=KLPGA

KLPGA 넥센·세인트나인 마즈터즈 우승을 차지한 최은우. 사진 제공=KLPGA

KLPGA 넥센·세인트나인 마즈터즈 우승을 차지한 최은우. 사진 제공=KLPGA

최은우(29·아마노)는 경남 김해에 위치한 가야CC(파72)만 오면 강해진다. 강한 바람과 투어 내 가장 긴 길이(6818야드)에 힘들어 하는 선수들이 많지만 최은우는 이곳에서 항상 신바람 나는 샷을 선보인다. 지난해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맛본 곳도 바로 이곳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최은우는 21일 가야CC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최종 합계 8언더파 208타로 우승했다. 상금은 1억 6200만 원.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최은우는 이 대회 최초 2승 달성자로 남게 됐다. 1·2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이날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 정윤지(24·NH투자증권)와 함께 4위 그룹과 2타 차의 공동 선두로 3라운드에 나선 최은우는 전반 홀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5번 홀(파4) 페어웨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린 끝에 보기로 1타를 잃었다. 전반홀을 마친 상황에서 최은우는 정윤지에게 1타 차 단독 선두를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디펜딩 챔피언 최은우의 본래 모습이 돌아왔다. 박현경과 정윤지가 각각 2개의 보기를 범하며 흔들리는 사이 최은우는 보기 없이 2개의 버디를 낚으며 타수를 줄였다.


행운도 최은우의 극적인 우승을 도왔다. 16번 홀(파5)에서 최은우가 날린 두 번째 샷이 왼쪽 숲으로 날아갔는데 갤러리를 맞고 코스 안쪽으로 들어온 것이다. 최은우는 세 번째 샷을 그린 위에 올리며 파를 잡아 우승 경쟁을 이어갈 수 있었다.


치열했던 승부는 17번 홀(파3·177야드)에서 갈렸다. 티샷을 홀 옆 2.2m 지점에 붙인 최은우는 침착한 퍼트로 버디를 뽑아냈다. 반면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정윤지는 통한의 보기를 범했다. 티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2.5m 파 퍼트도 넣지 못했다. 단숨에 단독 선두가 바뀌었다. 최은우와 정윤지는 18번 홀(파4)에서 똑같이 파를 기록하면서 1타 차 승부가 마무리됐다.


1타를 줄이며 우승한 최은우는 “오늘 생각보다 버디가 나오지 않아 파 세이브를 하는 데 급급했다. 그래도 한 번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14번 홀에서 첫 버디가 나왔다”며 “디펜딩 챔피언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해 꿈만 같다. 첫 우승 때보다 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16번 홀 상황에 대해서는 “세컨드 샷이 감겨 바운드가 돼 여성 갤러리 분의 휴대폰을 맞은 뒤 몸을 다시 맞고 살았다고 들었다”며 “다행히 그 분은 크게 다치시지는 않은 것 같은데 휴대폰은 망가진 것 같다. 당연히 보상해드리겠다”고 했다.


지난해 아버지 생일날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선물했던 최은우는 “올해는 아버지 생신이 이틀 뒤”라며 “아버지께서 생일 선물을 미리 줘도 된다고 하셨는데 이번에도 우승이라는 큰 선물을 드릴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했다.


약 2년 만의 통산 2승에 도전했던 정윤지는 17번 홀 전까지 줄곧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렸다. 지난주 영종도 대회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만 4타를 줄이며 깜짝 우승 경쟁을 펼친 신인 이동은(20·SBI저축은행)도 7언더파 공동 2위다. 이동은은 앞선 두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한 뒤 준우승으로 이름을 알리며 신인왕 경쟁에 명함을 내밀었다.


박현경은 1타를 잃어 이정민, 조혜림과 같은 6언더파 공동 4위로 마감했다. 박현경은 최근 3개 대회에서 공동 3위-공동 3위-공동 4위를 기록했다. ‘장타퀸’ 윤이나(21·하이트진로)는 더블 보기를 두 차례나 범하는 등 5타를 잃어 4오버파 공동 52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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