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밝혔다. ‘배신자’ 프레임으로 홍준표 대구시장이 연일 공격에 나서자 한 전 위원장이 총선 패배로 사퇴한 후 첫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는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며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불출마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 전 위원장은 20일 저녁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이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다. 사심 없이 신중하기만 하다면”이라며 “누가 저에 대해 그렇게 해준다면 잠깐은 유쾌하지 않더라도 결국 고맙게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홍 시장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윤 대통령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비난하자 이를 직접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은 총선 참패에 대해 “저의 패배이지 여러분의 패배가 아니다”라며 “우리가 함께 나눈 그 절실함으로도 이기지 못한 것, 여러분께 제가 빚을 졌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은 “정교하고 박력 있는 리더십이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만날 때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며 “정교해지기 위해 시간을 가지고 공부하고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한 전 위원장이 여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19일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을 통해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원 전원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할 것을 제안했다고 21일 밝혔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은 서울경제신문 기자의 질문에 “건강상 이유로 참석이 어렵다고 정중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