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감이 고조되며 국내 경제도 함께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작년 말 종가에 비해 7.3% 오른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990년 시장평균환율제 도입 후 같은 기간 최대 상승폭이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6.9% 오른 바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공격 등이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부축이고 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거래 또한 급증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국내 금거래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69억1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KRX 금 시장 개장 이후 최대치이며 지난달에 비해 2.4배 증가한 수치다. 지정학적 긴장감에 더해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중국의 금 수요 증가 등의 이유로 국제 금값이 오르자 금 수요가 늘고 있다.
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가격도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ℓ당 1695.1원으로 전 주 대비 21.8원 올랐다. 또한 지난 18일 1701.69원, 20일은 1705.83원을 기록하며 5개월여 만에 1700원대에 진입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 강세 영향으로 당분간 국내 휘발유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현지 시간) 워싱턴DC 특파원 간담회에서 “원화 절하 속도가 과도하게 빠르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한미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이런 의견을 공유해 환율이 안정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처럼 석유 소비량이 많은 나라는 중동 사태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더 확전이 되지 않는다면 유가는 크게 올라가지 않고 환율도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