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축은행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민원이 전년 대비 4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저축은행은 고객 1만 명당 민원 건수가 전년 대비 10배 넘게 늘어난 곳도 있었다.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대출 관련 민원이 폭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2일 금감원이 발표한 ‘2023년 금융 민원 및 상담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금융 민원은 9만 3842건으로 전년 대비 7.7%(6729건) 늘었다.
금융 권역별 비중으로는 △보험 53.0% △중소 서민 21.9% △은행 16.7% △금융투자 8.4% 순으로 많았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은행 43.8%(4776건) △중소 서민 30.6%(4810건) △손해보험 3.1%(1081건) 순으로 높았다. 생명보험과 금융투자 업권은 각각 19.1%(3204건), 8.5%(734건) 감소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저축은행의 민원 증가세다. 지난해 저축은행과 관련해 제기된 전체 민원은 1736건으로 전년 대비 41.4%(508건) 늘었다. 평균 증가율만 놓고 보면 같은 권역 내에서는 신용정보사(46.8%)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지만 10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한 회사들이 있는 곳은 저축은행이 유일했다. 더케이저축은행은 2022년 5건에 불과했던 민원이 지난해 46건으로 늘어 820%의 증가율을 보였다. 더케이저축은행을 포함해 민원 증가율이 2배가 넘은 저축은행은 7곳에 달했다. 전 금융 권역에서 민원 증가율이 2배가 넘은 회사는 총 12곳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저축은행이었던 셈이다. 고객 1만 명당 환산 민원 건수로 보면 증가세가 더욱 가팔랐다. 더케이저축은행 1078.9%, 바로저축은행 725%, 제이티저축은행 571.4% 등 5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곳들도 있었다.
저축은행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고금리에 따른 대출 관련 민원이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뜩이나 고금리인데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하다 보니 민원이 더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아파트 중도금 대출의 가산금리 등 부동산 대출 관련 불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역시 같은 이유로 민원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은행 민원은 총 1만 5680건으로 전년 대비 43.8%(4776건) 늘었다. 특히 대출을 담당하는 여신 부문 민원이 같은 기간 3726건에서 7744건으로 107.8%나 급증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전체 민원 건수(2321건)와 증가율(87%)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아울러 금감원이 처리한 민원은 총 9만 7098건으로 전년(8만 7450건) 대비 11%(9648건) 증가했으며 민원 수용률은 1년 전보다 3.1%포인트 오른 36.6%였다. 금감원은 “대출 조건, 대출 후 관리 등 대출 이용 관련 소비자 유의 사항 안내를 지속·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