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KTX보다 빠르고 터널에 진입해도 소음이 거의 안 들리네요.”
22일 KTX-청룡 시승식이 열린 서울역. 오전 10시 17분께 출발한 KTX-청룡은 11시 18분 대전역에 도착했다. 최종 목적지인 부산역까지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시간 17분. 기존 KTX보다 18분가량 줄었다. 호남선 KTX-청룡은 광주송정역까지 1시간 30분대에 도착한다. 운행 최고 속도가 시속 300㎞인 KTX-산천과 달리 청룡은 최고 320㎞의 속도를 낼 수 있다. 정차역도 경부선은 대전과 동대구역, 호남선은 익산역만 경유해 시간이 더 단축된다.
청룡은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로 기존 KTX에 적용된 동력 집중식과 달리 가속·감속 성능이 우수하다. 역 간 거리가 가깝고 터널과 교량이 많은 국내 철도 환경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력 분산식은 열차 동력이 필요한 기관차를 객차의 바퀴 아래에 넣어 기차 양 끝의 기관차까지 공간을 넓힌 방식을 말한다. 실제 300㎞/h 도달 시간은 산천과 청룡이 각각 5분 16초와 3분 32초로 청룡이 1분 44분 더 빨랐다. 이기철 코레일 차량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00%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국내에서 가장 빠른 열차”라고 설명했다.
청룡은 소음도 대폭 줄였다. 터널 통과 시 공기압의 차이로 소음이 날 수밖에 없지만 차량을 만든 현대로템 측은 이를 잡아냈다고 자신했다. 아이와 함께 시승한 30대 이주원 씨는 “터널 진입 시 나는 소음에 아이가 깜짝깜짝 놀랬는데 바깥이 어두워 터널인 줄 알 만큼 소음이 적었다”고 말했다. 이정율 현대로템 책임연구원은 “상하 진동뿐만 아니라 좌우 흔들림까지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대전역에 도착하기 직전 서울역에서 무선 충전기에 꽂아뒀던 핸드폰은 완충됐다. 청룡은 기존 KTX와 달리 좌석마다 무선 충전기를 비롯해 개별 창문이 있고 220V 콘센트와 USB 포트가 설치돼 있다. 좌석 간격도 기존 열차보다 20㎝ 늘어났다. 좌석 수도 청룡은 515석으로 이음(381석)과 산천(379석)보다 수송 효율이 35%가량 높다. 열차는 다음 달 1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