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한약 처방 시 건강보험 적용 기준이 완화되면서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보건복지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 실시를 앞두고 관련 준비를 충실하게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첩약은 한약재를 조제·탕전해 액상 형태로 제공하는 치료용 한약이다. 보건복지부는 9025개 한의원이 참여한 첩약 건보 적용 1단계 시범사업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을 마치고 급여기준을 확대해 이달 29일부터 2단계 시범사업에 돌입한다.
2단계 시범사업에서는 기존 안면신경마비·뇌혈관질환 후유증·월경통 등 3개 질환군 외에 허리디스크·알레르기비염·기능성 소화불량 등 환자 수요가 높은 질환군이 추가됐다. 뇌혈관질환 후유증은 65세 이상의 연령 제한이 사라지고 전 연령에서 건보 적용이 가능하다. 또 연간 1가지 질환으로 국한됐던 종래와는 달리 2가지 질환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환자들은 한방의료기관에서 외래로 첩약을 처방 받을 경우 1회 최대 처방량인 10일분 기준 약 3~8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본인부담률은 최대 30%(한의원 기준한방병원 40%, 종합병원 50%)로 낮아지며, 1가지 질환에 최대 20일분까지 처방받을 수 있다. 오는 2026년 12월까지 시행되는 2단계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 및 유효성 관찰연구를 통해 성과평가가 이뤄질 계획이다.
대한한방병원협회는 복지부, 한국한의약진흥원 등 유관기관과 성공적인 사업수행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251개 기준 처방에 따른 엄격한 첩약 조제 관리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건보 적용을 받는 첩약은 시설·원료한약·조제 등 9개 관리영역과 최대 53개 필수항목에 달하는 운영기준이 충족된 탕전실에서만 조제가 가능하다. 한약재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hGMP(한약재 제조 및 품질 관리기준) 기준에 적합한 규격품들로 사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보장된 신뢰도 높은 첩약을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환자들에게 처방·조제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복약지도 및 상담 등 안내도 진행한다.
신준식 대한한방병원협회장(자생한방병원 설립자·한의사)은 “보건복지부의 첩약 건강보험 적용 2단계 시범사업은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를 늘리면서도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첩약이 건강보험 제도에 편입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대한한방병원협회는 이번 시범사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