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선물이 출시된 이후 2년 반 동안 30년물 국채금리는 2배 이상, 10년물 국채금리는 3배 이상, 2년물 국채금리는 30배 가까이 급등했다. 현재는 미국채 수익률 곡선의 역전으로 2년물 국채금리가 10년물 또는 30년물 국채금리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 향후 미국 국채금리의 움직임은 인플레이션·국내총생산(GDP) 성장·금융 안정성·양적 긴축(QT)/양적 완화(QE)·재정 적자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미국채 금리를 움직이는 첫 번째 요인은 인플레이션이다.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2년 9월 6.6%로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2월 전년 대비 3.9%까지 완화됐다. 이는 여전히 1994년부터 2020년 사이의 근원인플레이션 속도의 약 두 배에 달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원하는 수준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적인 상승 요인을 ‘임대료’라는 한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내 임대료는 전년 대비 6.2% 증가하는 등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주거비가 소비자물가지수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기 때문에 임대료 인플레이션의 빠른 속도는 경제의 다른 부분에서 다른 물가 하락을 상쇄하고 있다. 경색된 고용 시장, 보호주의 및 경제적 민족주의의 확산,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로 인해 경제 구조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
두 번째는 GDP의 성장이다.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7개월 전에야 금리 인상을 끝낸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미국채 수익률 곡선은 가파르게 역전돼 연방기금금리가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보다 100bp(1bp=0.01%) 이상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세 번째 요인은 금융 안정성이다. 경기침체 기간이 아니더라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때가 있다. 1998년 러시아의 채무 불이행으로 미국 헤지펀드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가 일으킨 레버리지로 인해 경제가 붕괴된 후에도 금리를 인하했다.
네번째 요인은 양적 긴축(QT)/양적 완화(QE)이다. 2009년과 2020년에 연방기금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지자 연준은 채권 금리 수준을 수익률 곡선 바깥쪽으로 낮추기 위해 대차대조표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2022년부터는 반대로 보유 자금을 미국 국채 시장에 재투자하지 않고 만기까지 보유하는 방식으로 매월 950억 달러 규모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진행했다.
마지막 요인은 재정 적자다. 미국은 GDP의 약 6.5%에 달하는 예산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는 막대한 국채 발행을 의미한다. 올해 분기에만 미국 재무부는 7600억 달러의 국채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연준이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국채를 매입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대규모 발행은 장기 채권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