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장이 맡던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다시 대장으로 보임한 걸 계기로 현 정권 임기내 해병대 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진급시켜 합참차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복수의 군 소식통들은 서울경제에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해병대 사령관을 4성 장군으로 진급시켜 국가를 위해 헌신할 기회를 부여해 해병대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하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육·해·공군, 해병대 4군 체제 전환에는 무리가 있지만 현 정권 임기 내에서 해병대 사령관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합참차장으로 보임하는 방안을 대통령실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병대 사령관의 4성 장군 진급 시기는 김명수 현 합참의장 임기가 끝난 후 차기 합참의장이 임명된 이후인 2026년 상반기 장성 인사에 무게 중심을 두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김계환 현 해병대 사령관의 후임 사령관이 대장으로 진급할 가능성이 높다는 후문이다.
해병대 사령관이 대장으로 보임된 건 7대 해병대 사령관 임기가 시작한 1966년 7월부터 9대 해병대 사령관 임기인 1973년 10월까지 7년 정도다.
군 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채상병 순직 사건으로 해병대 지휘부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해병대 전체가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는 점을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엄중하게 받아 들이고 있다”며 “해병대의 위상 회복하고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 차원에서 해병대 사령관의 4성 장군 진급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합참차장 임기는 1년 내외인 것을 고려하면 강호필 합참차장 이후 현 정권 임기 내에 2명의 대장 합참차장을 임명할 수 있다. 2025년 상·하반기 장성 인사나, 2026년 상·하반기 장성 인사 때다.
따라서 해병대 사령관이 올해 하반기 인사에서 교체될 경우 역대 해병대 사령관의 임기가 1년 6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2026년 상·하반기 장성 인사 때 대장으로 진급해 합참차장으로 보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53년 만에 해병대 현역 대장이 나오는 것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합참의장이 속한 군종과 다른 군종의 대장을 합참차장에 임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김명수 현 합참의장의 후임 합참의장은 육군이나 공군에서 나올 수 있다”며 “합참차장에 해병대 사령관을 대장으로 진급시켜 보임하는 장성 인사에 대해 대통령실이 국방부와 군 내부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해병대에 높은 기대감과 애정을 갖고 있어 해병대 관련 공약 이행 의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해병대 위상을 강화하고자 2022년에 ‘군기령’ 개정령안을 통해 해병대 조직 전체를 상징하는 해병대기(旗)에 정식 ‘군기’(軍旗)로서 법적 지위를 부여했다. 군기령 개정령안에 따라 군기의 종류에 해병대기를 추가해 합참기, 각군기, 해병대기, 부대기, 병과기, 소부대기로 개선됐다.
해병대 창설 75주년을 맞는 지난 4월15일에는 경기 성남 위례에 위치한 해병대 호텔 ‘밀리토피아 바이 마린’ 개관식도 열렸다. 당초 국군복지관에서 이곳을 운영했지만 해병대 호텔로 전환됐다. 총 176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예비역을 포함한 해병대 장병에게는 예약 우선권이 부여된다. 또 다른 해병대 공약인 “해병대 회관을 건립해 해병대 전우들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병대 전력 강화 일환으로 생존성과 공격성이 강화된 새로운 상륙공격헬기의 추가 도입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장기적으로 해병대를 독립시켜 4군 체계로의 전환 검토하는 방안 마련도 국방부의 국정과제 이행 계획이 하나로 현재 진행형이다.
군 소식통은 “4군 체계 전환에는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실행은 어렵지만 현 정권 임기내 해병대 독립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은 반드시 마련하고자 대통령실이 수시로 챙기고 있다”며 “역대 어느 정부 보다 현 정부에서 해병대 독립과 위상 강화를 위한 정책이 가장 많이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