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 내에서 초대형방사포를 운용하는 훈련을 처음으로 실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훈련을 참관하며 “정확성이 저격수의 사격과 같다”며 추켜세웠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북한이 김 위원장 지도 하에 초대형방사포를 동원한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한미 군당국은 초대형방사포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고 있다. 한미가 KN-25라는 코드명을 부여한 사거리 400㎞의 SRBM으로, 사실상 한국만을 겨냥한 무기다. 북한은 지난해 3월에도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을 실시한 바 있는데, 당시는 '핵방아쇠'가 수립되기 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통신은 이번 훈련을 실시한 배경으로 한미가 진행 중인 연합편대군종합훈련(KFT), 지난 18일 있었던 연합공중침투훈련 등을 들었다. 통신은 이 훈련들을 “우리 공화국을 힘으로 압살하려는 적대 세력들의 끊임없는 군사적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훈련은 국가 최대 핵 위기 사태 경보인 '화산 경보' 체계 발령 시 부대들의 핵반격태세 이행 절차 숙달을 위한 실동 훈련, 핵 반격 지휘체계 가동 연습, 핵 모의 전투부(탄두) 탑재 초대형 방사포탄 사격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발사 사진에서는 이동식 발사대(TEL) 4대에서 각기 1발씩 총 4발의 초대형방사포가 발사되는 장면이 담겼다. 북한은 발사된 초대형방사포가 사거리 352㎞의 섬 목표를 명중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평양에서 350㎞ 안팎이면 육·해·공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와 한미 KFT 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군산기지 등에 닿을 수 있다.

김 위원장은 “가공할 위력을 자랑하는 세계 최강의 우리식 전술핵 공격 수단들이 신속하고 철저한 반격태세에서 유사시 중대한 자기의 전략적 임무수행에 충실히 동원될 수 있게 엄격히 준비돼 가고 있다”고 치하했다. 그는 또 “훈련이 성과적으로 진행됨으로써 전술핵 공격의 운용 공간을 확장하고 다중화를 실현할 데 대한 당 중앙의 핵 무력 건설 구상이 정확히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대형방사포까지 인입된 우리 핵 전투 무력의 위력과 효용성은 비할 바없이 증대됐다"고 밝혀 전술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시사했다. 북한은 이번 훈련을 통해 초대형방사포와 핵탄두의 통합 운용성도 검증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22일 훈련은 우리 군도 포착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후 3시 1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비행체 수 발을 포착했다”며 “북한 미사일은 300여km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4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미중 논의 과정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전쟁준비가 완성됐다고 운운하며 대내적 치적쌓기와 체제 결속 의도도 있다"고 풀이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즉각적 핵 반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통해 미국에 대한 최소 억제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