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불법 이민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시민과 결혼한 불법 이민자 합법 체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에서 미국 시민과 결혼하는 등 일부 이민자의 경우 동정 여론도 상당하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과 국토안보부가 미국 시민권을 가진 이들과 결혼한 불법 이민자들에게 임시로 합법 신분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모 한 명과 자녀가 미국 시민이지만 나머지 부모 한 명은 불법인 가정을 돕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미국 시민과 결혼한 이민자는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이상 불법 입국했거나 위조된 공문서를 사용한 경우는 영주권 신청이 금지된다. 현재 미국에는 미국 시민과 결혼한 불법 체류자가 약 11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불법 이민 이슈에 강경한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불법 이민 문제를 엄정하게 다루면서도 안타까운 상황에 있는 불법 체류자는 구제하는 게 정치적으로 이익이라는 인식에서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구통계에서 이들의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불법 이민을 크게 우려하지만 미국 시민과 결혼한 불법 체류자와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입국한 이들에 대해서는 동정심을 가지고 다는 점 또한 정책 검토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에 바이든 행정부는 합법 신분을 부여할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결혼 기간이 5년이나 10년 이상인 체류자로 한정하는 등 일종의 자격 제한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수혜자는 70만 명 미만으로 추산된다. 다만 정책 결정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WSJ은 전했다. 대선 전 백악관이 발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 정책이 나올 경우 반대 여론도 상당할 전망이다. WSJ은 “공화당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많은 이민자들에게 준합법적 지위를 제공하기 위해 행정력을 사용하는 것에 동요하고 있고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